금융 >

"2025년 파산 위기 온다" 지역신보 SOS에도 은행들은 난색 [벼랑 끝 지역 자영업자]

신규 보증공급액 상반기 5조 넘어
2025년 대위변제율 5.1%로 급등
법정 출연요율 0.1%로 인상 추진
금융사 "우리도 위기…부담스럽다"

"2025년 파산 위기 온다" 지역신보 SOS에도 은행들은 난색 [벼랑 끝 지역 자영업자]
지역신용보증재단이 대신 빚을 갚아주는 대위변제율은 오는 2025년에는 5.1%까지 급등할 전망이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지역 신보가 본격적인 재정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진단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지방경제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 신보 재정에 '빨간불'이 켜지자 중소벤처기업부와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최근 내부적으로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대한 금융회사 법정 출연요율을 법령에서 정한 기준인 0.1%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정하고 금융위원회와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회사 법정 출연요율 인상은 '지역신용보증재단법 시행령' 개정사항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보증기관에 대한 출연요율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어 당분간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계속되는 빚잔치 대위변제율 급등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역 신보 대위변제율이 반년 만에 3배나 급등했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빚잔치'는 계속되고 있다.

17개 지역 신보의 신규 보증공급액은 올해 상반기(1~6월) 5조6067억원에 달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지역 보증 '문'을 계속 두드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갚을 능력이 없지만 빚은 계속 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신용위험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더 큰 문제는 대위변제의 전 단계로 보증기관에 채무를 대신 갚아줄 것을 청구하는 보증부실률(사고율)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대출상환 유예와 만기 연장 등의 조치로 1.5~2.0%를 유지하던 사고율은 올 6월 4.8%까지 높아졌다.

위기의 조짐은 신용위험지수 상승에서도 나타난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따르면 지역 신보의 신용위험지수는 올해 3·4분기 51.0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1·4분기 47.7에서 2·4분기 42.2로 떨어졌다가 크게 반등할 전망이다. 신용위험지수는 100에 가까울수록 보증이용자의 신용위험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신용위험이 커지면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등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지역신보, 신용기금·기술보증 수준으로 올려달라

지방소멸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해결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일단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대한 금융회사 법정 출연요율을 법령에서 정한 기준인 0.1%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법정 출연요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위변제율이 급격히 상승하며 보증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금융위와 협의를 통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지역신보의 보증금액에 비해 출연요율이 다른 보증기관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지역신보의 출연요율 0.04%는 신용보증기금(0.225%), 기술보증기금(0.135%)과 비교해 보면 20~30% 수준이다.

하지만 금융권은 법정 출연요율 인상 문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올 들어 금융권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이 오르는 등 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충당금 쌓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지역신보 출연요율 인상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은행권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올해 5월 말 국내 은행 대출 연체율은 0.4%로 전월보다 0.03%p 올랐다.
지난 2020년 5월(0.42%) 이후 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하락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장 대출을 통해 원활하게 자금을 공급해야 하는 은행들에 법정 출연요율 인상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이번 정권 들어 상생금융 방안을 쏟아낸 상황에서 추가로 재원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