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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누누TV 이어 이번엔 '누누스터디'…판치는 '둠강' 어쩌나

'시대인재' 턴 해킹 피의자, 텔레그램서 "영상 공개하겠다"
채널 이름엔 '누누스터디', 메가스터디 로고까지 그대로 도용
실제로 메가스터디 영상 다량 유포하고 시대인재 영상도 일부 유포
현우진, 전형태, 이신혁 등 주요 강사 영상 고스란히
텔레그램 통해 유포해 추적 어려울 수도

[단독]누누TV 이어 이번엔 '누누스터디'…판치는 '둠강' 어쩌나
텔레그램 채널 '누누스터디'에 올라온 메가스터디 현우진 강사의 수업 동영상


[파이낸셜뉴스]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유명 입시학원인 시대인재 홈페이지를 해킹한 세력이 강의 영상을 무단 유포하고 있다. 이렇게 불법 공개하는 강의 영상은 '어둠의 영상'이라는 의미로 '둠강'이라 불린다. 이들은 시대인재 뿐만 아니라 메가스터디 등 다른 온라인 강의 사이트의 영상도 올리고 있으며 불법 영상을 추출하는 노하우를 공개키로해 학원가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은 해외에 서버를 둔데다 국내 수사기관 요청에 응할 필요가 없어 수사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 7월 31일자 24면 참조
"회원 정보, 영상 다 털었다"

7월 31일 텔레그램 메신저 '누누스터디' 채널 운영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유명 학원인 '시대인재'의 복습영상 사이트 '리클래스' 해킹 사실을 알리고 시대인재 관련 영상 일부와 유출한 학원 수강생 로그인정보를 공개했다. 누누스터디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를 불법 스트리밍하던 '누누티비'의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해당 텔레그램 채널 아이디를 찾아 들어가자 화면 상단엔 '누누스터디'라는 이름과 함께 '메가스터디' 학원 로고를 도용하고 있었다. 이 채널은 "시대인재를 해킹한 증거다"라며 "1만5000명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관련 파일을 공개했다. 이들은 "시대인재의 복습영상 사이트 리클래스 가입자의 정보가 모두 털렸다"며 "보안이 매우 허술하다"고 밝혔다.

누누스터디는 텔레그램을 통해 "추가 영상은 '상위방'을 통해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맛보기 영상을 공개적으로 보여준 후 나머지 다량의 영상은 유료로 팔아 수익을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본지가 해당 채널을 살펴본 결과 시대인재 뿐만 아니라 메가스터디를 포함해 유명 강사들의 강의 영상이 업로드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가스터디 현우진(수학), 전형태(국어), 배기범(물리), 백호(생명과학), 시대인재 이신혁(지구과학) 등의 영상을 텔레그램 채널 자체에서 스트리밍해 볼 수 있었다.

[단독]누누TV 이어 이번엔 '누누스터디'…판치는 '둠강' 어쩌나
텔레그램 채널 '누누스터디'에 올라온 시대인재 이신혁 강사의 수업 동영상
또 막힌 '텔레그램'의 벽, 이번엔 뚫을까

이들은 텔레그램이 국내 수사기관으로부터 서버 추적이 어렵다는 사실을 악용해 '둠강' 유포 창구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피해는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2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구독자 5000명을 달성하면 워터마크와 추적코드 등 없이 (영상을)추출 가능한 프로그램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학원 측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와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지만 피의자 추적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대인재는 지난 25일 해킹을 당한 이후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신고하고 피의자 추적을 의뢰했다. 시대인재 측은 "보안업체를 통해 정확한 개인정보 유출항목 및 규모파악을 하는데 시간이 걸렸으며 법령상 신고기준을 준수했다"며 "현재 텔레그램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유출 피해 최소화 대책 및 조치 결과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영상 유포채널로 쓰인 텔레그램은 러시아 출신 개발자가 만든 메신저로 서버가 해외에 있어 수사 협조를 받아내기 어렵다. n번방 사건이 터졌을 때도 경찰은 텔레그램측에 수사 협조를 의뢰했으나 텔레그램측은 거부한 바 있다.

한편 시대인재는 킬러문항 등으로 유명세를 타며 메가스터디와 함께 교육업계 1·2위를 다투는 규모로 빠르게 성장한 대형입시학원이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사교육 이권 카르텔 관련 조사로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