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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이어 尹 또한 ‘특별감찰관 공석’…野 “공약 지키라” vs 與 “자격 없다”

대통령실 "여야 합의해야 하는데 아무 요청 오지 않아"
野 "국회 핑계 대며 여당 뒤에 숨지 말고 대선공약 지키라"
與 "특별감찰관, 野 요구해 도입됐는데 박근혜 끝으로 임명 안돼"

文 이어 尹 또한 ‘특별감찰관 공석’…野 “공약 지키라” vs 與 “자격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문재인 전 대통령을 환송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임 문재인 정부 내내 공석이었던 특별감찰관이 현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여태 비어있다. 대통령실과 국회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서다. 대통령실은 여야가 합의해 인사 추천을 해야 한다는 가운데, 특별감찰관 임명을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에게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권 내내 임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요구할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이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을 고리로 특별감찰관 임명을 촉구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거론되는 만큼,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감시하는 특별감찰관 임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1일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이라는 자리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와야 하는데 지금 국회에서 아무런 요청이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감찰관은 국회가 15년 이상 판사·검사·변호사 경력을 가진 3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들 중 한 명을 지명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대선 때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특별감찰관 임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소극적인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이 겉으로는 ‘여야 합의로 특별감찰관 후보를 추천하면 지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는데 사실상 여당에게 방어를 맡기고 뒤에 숨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윤 대통령은 국회 핑계만 대고 여당 뒤에 숨지 말라. 대통령이 의지가 있다면 대선 공약이었던 특별감찰관 임명을 이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국민의힘에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 협의를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고위전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국회에서 합의해 후보군을 보내면 긍정적으로 보겠다고 했으니 원내대표 차원에서 협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 때 자신들이 특별감찰관 임명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음에도 끝내 임기 내내 공석이었던 점을 꼬집는 것이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과연 민주당이 특별감찰관제 도입을 입에 올릴 자격이나 있나”라며 “자신들이 야당이던 시절 그렇게나 목소리를 높여 도입된 특별감찰관 제도지만, 정작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를 끝으로 한 번도 임명되지 않았다. 여당이 되자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태도를 돌변했고, 국민의힘의 특별감찰관 도입 요구를 번번이 거부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