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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가방에 녹음기 넣은 주호민...현직 특수교사 “내가 잠재적 아동학대범인가?”

아들 가방에 녹음기 넣은 주호민...현직 특수교사 “내가 잠재적 아동학대범인가?”
[서울=뉴시스] 주호민. (사진=뉴시스 DB) 2023.07.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명 웹툰 작가인 주호민씨가 자신의 아들 가방에 녹음기를 넣고 아들을 학교로 등교시킨 일에 관해 한 현직 특수교사가 “‘내가 잠재적 아동학대범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최근 주씨는 “초등학교 2학년인 발당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였고, 특수학급에는 장애아동만 수업을 받기에 상황을 전달받을 방법이 없었지만 확인이 필요했다”며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고 등교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주씨는 이러한 방법으로 얻은 녹취 등을 근거로 현재 아들을 담당했던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현재 수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A씨는 직위해제 조치를 당했다.

이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주씨를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자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지난달 31일 “8월 1일자로 A씨를 복직 시키기로 했다”며 “이번 사건은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도교육청 특수교육 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선생님들이 더이상 혼자 대응하지 않도록 교육청이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주씨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장은미 전국특수교사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의사소통이 어려울 수는 있다”면서도 “그런데 조금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녹음기를 넣어서 보내기 전에 특수교사와 먼저 상담을 하고 또 이 특수학급에서 어떠한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 함께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올해로 23년째 특수교사로 일하고 있다는 장 위원장은 “녹음기 같은 경우는 사실 흔한 상황은 아니지만 또 (아예) 없는 상황도 아니다”며 “가끔씩 녹음기를 넣어서 보내시는 학부모님들이 계시다”고 털어놨다.

장 위원장은 “말씀하셨다시피 아이들이 의사소통이 조금 힘들기 때문에 학교생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모르고 답답하다는 이유로 녹음기를 들려보내는 학부모님들이 계신다”며 “부모로서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나 특수 교사,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24시간 나의 모든 직업 활동, 교육 활동,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녹음이 되고 있다라는 게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위원장은 “특수 교사 입장에서 ‘내가 잠재적인 아동학대범인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좀 씁쓸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