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1일
"공산당 기관지는 언론이라 얘기 안해"
野 "언론검열 발언 부적절... 철저한 청문하겠다" 예고
與 "민주당 주장, 공영방송 정상화 저항... 일일히 대응할 필요 없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출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일 "언론은 장악될 수도 없고 장악해서도 안되는 영역"이라면서도 특정 언론을 향해 "공산당 기관지를 우리가 언론이라 이야기하지 않는다"라고 직격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도 넘은 언론 검열"이라며 이 후보자에 대한 강도높은 '현미경 검증'을 단단히 별렀고, 국민의힘은 청문회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장악이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며 "(후보자의 발언에) 일일히 당에서 대응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야당은 특히 자녀 학폭 논란 등 이 후보자를 둘러싼 자질 및 실무능력 검증에 사활을 걸고 있어 이를 정치공세로 규정, 엄호하려는 여당과의 날선 신경전을 지속하고 있다.
이동관 '공산당 기관지' 발언에 與 "일일히 대응할 일 아냐"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의 정치 공세가 과도하다며 청문회를 통해 진실을 밝히면 된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이 후보자 비판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청문회 과정에서 어떤 것이 진실인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자가 그에 대한 답변을 잘 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장악은 아직 청문회를 안 했고 일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지금부터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준비단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 선전·선동을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했던 공산당의 신문과 방송을 우리가 언론이라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사실과 진실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주장을 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관지, 영어로는 '오건'(organ)이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언론은 장악될 수도 (없고) 또 장악해서도 안 되는 영역이다. 다만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당은 민주당의 방송장악 주장을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한 저항이라고 규정하며 야권의 공세를 적극 차단하는 한편 '공영방송 개혁' 완수 의지를 다졌다. 아직 청문회도 하지 않았고 실제로 임명돼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에 대한 야권의 '방송 장악' 공세에는 "문재인 정권에서 오히려 방송 장악이 있었다"며 역공을 펼쳤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한민국 방송계의 과제를 가짜뉴스 근절, 글로벌 미디어 산업 강국 도약 등으로 설명하며 민주당의 이 후보자 반대 이유를 "기득권이 무너질까봐 두려워한다"는 것으로 봤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지난 2015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野 "이동관, 언론 검열 발언 부적절"... 강도 높은 청문회 예고
힌편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위원장으로서 부적격자라는 주장을 이어가며 인사청문회를 통한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국회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자가 출근길에서 '공산당 기관지 같은 언론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언론의 구체적 행태를 검열하겠다는 입장으로 들린다"며 "그런 발언 자체가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서 상당히 부적절한 인물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실무능력과 도덕성 검증을 통해 부적격자임을 여실히 드러내겠다는 심산이다.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철저한 청문을 통해 이 후보자가 부적격자임을 국민들에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 후보자 엄호에 나선 여당을 겨냥, "국민의힘이 '이동관 후보 지키기'에 앞장서고 있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방송장악위원장' 이 후보가 그러게 간절하냐"고 비꼬았다.
아울러 야당이 추천한 최민희 방통위원 후보자 임명을 윤석열 대통령이 보류하고 있는 것도 삼권 분립 원칙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삼권 분립에 의해 대통령실은 국회 추천을 거부할 근거가 아무것도 없다"며 "방통위원 임명도 하지 않은 채 (야당 몫) 2명을 다시 추천해 달라는 것은 맞지 않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국회에서 동의한) 최 후보자 임명을 대통령이 거부하고 있는 것은 완전한 직무 유기고 (법)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김해솔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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