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행동 학생 2명 있었고
4월부터 보조교사 도움 받아
'연필 사건' 발생 이전에도
학교에 수차례 고충상담 요청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초임교사 A씨가 보조교사 도움을 올해 4월부터 수차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유족측은 "A교사가 이른바 '연필 사건'이 벌어지기 이전부터 업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업무가 아닌 '개인 스트레스', '사생활' 등 사망 원인에 대한 억측이 나오자 이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아울러 A씨는 어머니에게도 올해 학생들에 대한 고충을 여러 차례 털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측 "학기초부터 어려움 호소"
1일 유족에 따르면 A씨는 일부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킨 올해 1학기 초부터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 측은 "학기 초부터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학생 2명이 있었고 이로 인해 기조학력협력강사, 학습지원튜터 등 보조교사가 4월부터 붙었다"고 밝혔다. 교육부 지원 사업인 기초학력협력강사, 학습지원튜터는 명칭이 다르지만 모두 보조교사 역할이다. 본래 목적은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 학급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학교 사정에 따라 정서, 행동 지원이 필요한 학생 지도 관련 도움이 필요한 학급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A씨 상담 내역 자료에서도 지난 4월 3일부터 학급에 기초협력강사가 배치된 정황이 확인된다. 자료에 따르면 이날 A씨는 울거나 고집, 불안 등 문제 행동을 보이는 B학생을 교무실로 데려가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교감은 기초학력협력강사가 배정된 시간이 아닌 경우 교무실로 도움을 요청하라고 안내했다. A씨가 이미 보조교사 도움을 받고 있었다는 의미다.
같은 달 7일에도 A씨는 문제 행동을 보이는 B학생을 교무실로 데려가 도움을 구했다. 이에 교감 선생님은 학습지원튜터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A씨에게 안내했다. 같은 달 14일에는 교실 밖으로 달려 나간 B학생을 교감 선생님과 기초학력협력강사가 운동장에서 데려왔다.
A씨는 어머니에게도 문제 학생 2명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공유했다. 유족은 "A씨는 어머니에게 학생 2명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힘들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했고 나도 이런 내용을 들어 알고 있었다"고 했다.
■수차례 업무 고충 상담
유족측과 정 의원실에 따르면 A씨는 이른바 '연필사건'이 있기 전에도 여러차례 학생관리에 대한 고충을 학교측에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기 초인 지난 3월 A씨는 화내고 짜증 내고 막말하는 C 학생에 대해 부장교사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C학생이 가장 힘든 학생을 지칭하는 '금쪽이'가 됐다며 C 학생의 학부모가 이런 얘기를 불편해한다고도 했다. 올해 A씨가 요청한 8차례의 업무 관련 상담 가운데 6번이 B, C 학생에 대한 문제였다.
이어 지난달에는 이른바 '연필 사건'이 터졌다. D 학생이 E 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두드리다 실랑이가 벌어져 E 학생의 이마가 긁혀 E 학생의 어머니가 D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과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유족은 "연필 사건 학부모로부터 문자를 여러 차례 받았다는 사실을 어머니에게 얘기했고 학습 일지에도 해당 내용이 담긴 것을 확인했다"며 "사건 초기 개인 신상 문제로 몰아 언론과 유족에게 통보한 경찰이 책임지고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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