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에서 온열질환자 하루 200~400명 나와
폭염과 열악한 환경에 대한 우려 비등한 상황
조직위, 환자수 이전 대회와 비슷하고 큰 차질 없어
현장 모르고 대회 부정하는 것 옳지 않다는 지적도
158개 참가국 중 안전 우려해 철수 결정한 곳 없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이틀째인 2일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 마련된 야영장에 스카우트 대원들의 텐트가 들어서고 있다. 강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부안=강인 기자】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며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다만 환자수가 예전 대회와 비슷한 수준이고 폭염 같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것이 스카우트 정신에 부합한다는 반론도 있다.
3일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부상자는 992명이며 이중 온열질환자는 207명이었다.
한여름에 열리는 행사를 두고 당초 많은 우려가 있었고 실제 연일 어이지는 폭염에 다수의 온열질환자가 나오자 사회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NS상에서는 잼버리에 자녀를 보낸 부모들의 걱정과 원망이 담긴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잼버리조직위 공식 페이스북에는 한 부모가 '아들이 캠핑장, 텐트, 침대, 장비가 없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의 꿈이 악몽으로 변해가는 것이 가슴 아프다. 주최 측이 준비되지 않아 슬프다'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지나친 염려로 잼버리 대회 자체에 대한 부정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이틀째인 2일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 마련된 야영장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밝은 얼굴로 텐트를 설치하고 있다. 강인 기자
온열질환에 대한 우려로 대회 개최지역과 여름철 일정에 대해 볼멘소리가 나오고, 일부에서는 잼버리를 중단해야 한다는 과격 발언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잼버리조직위와 스카우트연맹 안팎에서는 지나친 우려로 대회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강하다.
온열질환자가 나오고 있지만 중증 환자는 없는 상태고 여러 대책을 지속적으로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새만금 대회(25회) 뿐 아니라 이전 잼버리에서도 같은 수준의 환자가 나왔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사안이다.
지난 2019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열린 대회(24회)는 4만5000여명이 참여해 매일 1000여명의 환자가 영내 병원을 찾았고, 2015년 일본 키라라하마 잼버리(23회)는 3만3000여명이 참가해 모두 3247명이 영내 병원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스카우트 지도자는 "인원 5만명이 밀집해 갑작스럽게 작은 도시가 생긴 건데 변수가 왜 없었겠느냐"라며 "현장에서 대원들은 생각보다 잘 즐기고 버티고 있으니 외부에서 맥빠지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힘든 걸 이겨내야 성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이틀째인 2일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 마련된 야영장에서 한 스카우트 대원이 텐트 설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인 기자
우리나라 한 학부모도 "관광이나 호캉스 보낸 거 아니고 야영을 통해 스스로 성취하는 기쁨을 느끼도록 잼버리에 참가하게 된 것"이라며 "지내는 걸 보니 친구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으며 즐겁게 잘 지내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강조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행사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 이기순 차관은 대회 안전에 대한 각국의 문의가 있었지만 철수한 국가는 없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폭염 대책 관련 "모든 진행과정을 논의해서 청소년의 안전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며 진행 중"이라며 "폭염 상황에 따라 영내 과정활동을 줄이고 영외 과정활동을 확대하는 등 프로그램 운영을 탄력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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