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많이 흘리는 7~9월 가장 흔한 질병
대표 증상은 심한 옆구리 통증과 혈뇨
방치하면 신우신염·패혈증 등 유발
병력 있을땐 하루 2.5~3L 수분 섭취
요로결석 서울대병원 제공
의학계에서 손꼽는 3대 통증의 원인은 출산, 급성치수염, 요로결석이다. 요로결석은 방치하면 신우신염이나 패혈증을 유발하고 신장 손상 및 투석이 필요한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조용한 암살자'라고 불린다. 평소 짠 음식을 즐기며 수분 섭취가 적은 사람이 옆구리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면 반드시 의심해봐야 할 요로결석이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요로결석은 무더운 여름철 호발하며, 환자의 50%가 한 번 이상 재발해 증상을 미리 알고 예방하는 것이 좋다.
방석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로결석은 비뇨기과 환자의 25~30%에 달하는 흔한 질환"이라며 "기온이 높은 7~9월경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생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발생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로결석, 여름철 수분소실로 많이 발생
요로결석은 요로 내에 결정이 침착되고 자라는 질환으로, 극심한 통증이 동반될 수 있고 감염, 요 폐색, 신기능 상실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요로결석의 발생은 인종, 연령, 성별, 지리적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한국인의 유병률은 1.9%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인종에 따라서는 백인의 빈도가 가장 높고 다음으로 히스패닉, 아시아인, 아프리카 흑인 순이다. 요로결석은 20대부터 발생이 증가하기 시작해 40~60대 사이에 가장 높은 발병률을 나타내며, 남성이 여성에 비해 2~3배 높은 빈도를 보인다.
이주용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무더운 여름에 요로결석의 발생이 증가하는데, 이는 땀을 흘리면서 수분 소실이 일어나고 햇빛에 노출돼 비타민 D의 생성이 많아져 늘어나는 것"이라며 "식습관이나 비만도 요로결석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칼슘과 수산염 성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물이나 약물을 과잉 섭취하는 경우, 신체 대사이상, 통풍, 요로감염 등에서 결석이 잘 생긴다.
■극심한 통증과 함께 혈뇨 보이면 의심
요로결석의 대표적인 증상은 급격한 옆구리의 경련성 통증이다. 참을 수 없는 심한 통증을 신성 산통이라 한다. 결석으로 인해 요관이 막히면서 이로 인해 요관과 신장의 압력이 상승해 발생한다. 맨눈으로 소변 색깔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육안적 혈뇨가 빈번하게 나타나며 90% 이상의 환자는 소변검사에서 현미경적 혈뇨가 보인다.
요로결석의 진단은 병력 청취와 진찰, 소변검사와 같은 검사실 검사와 함께 선행성요로조영술 혹은 컴퓨터단층촬영술과 같은 영상의학적인 검사가 필수적이다.
조성용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로결석은 다양한 모양을 갖는 돌 결정체가 소변과 함께 나오면서 요로를 긁어 상처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통증이 매우 심하다"며 "산통에 비견되는 아픔이라 요산통이라고도 불리며, 10시간 이상 통증이 지속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석이 나올 때 요로가 막혀 콩팥이 붓기도 하는데 이는 구역질이나 오심 증상을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람에 따라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요로결석이 있어도 요로가 완전히 막히지 않아 별다른 통증이 없거나 요로 막힘이 오래돼 콩팥의 기능이 망가져 통증조차 못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다고 괜찮은 것은 아니다. 특히 소변을 볼 때 혈뇨나 요산통 등이 발생한다면 요로결석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방 교수는 "요로에 생긴 결석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커지며 결석에 의한 요로폐색과 이차적인 염증으로 인해 신장 기능 저하를 가져와 건강을 해치게 된다"고 경고했다.
■요로결석 치료는 어떻게
5㎜ 이하의 크기가 작은 요로결석의 경우 통증 조절과 함께 다량의 수분 섭취, 약물 치료를 통해 자연배출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10㎜ 이상의 자연 배출 가능성이 낮은 크기가 큰 결석이나 적절한 진통제 투여에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요로의 완전 폐색이 동반되는 경우, 그리고 신기능부전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결석 제거를 위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심한 요로감염이 동반된 요로결석의 경우에는 일차적으로 요로감염에 대한 치료를 통해 감염이 완전히 호전된 후 결석 제거를 위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요로결석 제거를 위한 치료는 결석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크게 체외충격파쇄석술과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체외충격파쇄석술은 몸 밖에서 높은 에너지의 충격파를 발생시켜 이를 신장결석이나 요관결석에 집중적으로 쏘아 작게 부순 뒤 소변과 함께 자연 배출되게 하는 비침습적인 치료 방법이다.
예전에는 개복 수술로 결석이 있는 부위를 직접 열어 결석을 제거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피부 절개 없이 요도를 통해 내시경이 접근해 결석을 분쇄한 뒤 제거하는 신장요관내시경 결석제거수술을 진행한다.
■재발 높은 요로결석, 예방은
요로결석은 한번 생긴 후 평균 1년 후 약 7%, 5년 안에 약 50% 정도까지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충격파 등 시술을 했어도 깨진 돌이 조금 남아 있으면 요로결석의 재발 속도는 증가해 결국 같은 위치에 다시 생길 확률이 높다.
요로결석을 치료하지 않으면 신장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조직 변성이 일어날 정도로 심한 염증이 발생했다면 신장의 일부분이 죽게 되고, 장기적으로 신장이 기능을 상실해 투석까지 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요로결석은 예방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수분 섭취, 식이요법, 생활습관의 변화 등이 필요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가장 중요한 요로결석의 예방법이다. 병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하루 소변량이 2ℓ 이상 되도록, 하루 2.5~3ℓ의 수분을 섭취하면 좋다.
식이요법으로는 결석의 성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염분 섭취가 하루 3~5g 이상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칼슘석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 옥살산 함량이 높은 시금치, 견과류, 초콜릿 등의 복용을 피해야 하고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를 체중 1㎏당 하루 1g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또 구연산 배출을 높여 칼슘석 형성을 억제하는 오렌지 주스 등의 구연산 함유가 높은 식품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비만과 요로결석의 연관성이 밝혀졌다. 식이요법과 충분한 신체활동을 통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요로결석의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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