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휴가철 야외활동의 증가와 음식 섭취 등으로 평소보다 식중독 등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은 황색포도상구균, 바실루스 세레우스균, 웰치균, 병원성 대장균, 장염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시겔라균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이 모든 균들은 75℃ 이상에서 15분 이상 식품을 가열하면 파괴되므로 여름에는 반드시 조리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식중독을 곽란이라 칭하며 "명치가 갑자기 아프고, 토와 설사를 하며 오한, 열, 어지러운 증상"이 있다고 기록했다. 장염 역시 포도상구균, 장염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대장균 등에 의해 발생하며 구토, 설사가 심한 상태에서 방치하면 탈수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의약에서는 증상에 따라 장염을 다스리는데 가벼운 증상에는 항균 및 해열 효과가 있는 '위령탕'을 처방해 다스린다. 구토, 설사를 동반한 심한 장염 증상에는 '곽향정기산'으로 비위를 강화하며, '청열해독탕'으로 몸속 독소와 열독을 제거해 장염 및 식중독을 치료한다. 한약과 함께 침과 뜸 치료를 병행하기도 하는데, 심한 복통에는 양옆의 '천추혈'과 복부 중앙의 '중완혈'에 뜸을 놓아 통증을 줄여준다. 또한 여름철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물놀이다. 바다와 계곡, 워터파크 등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곳인 만큼 눈과 귀, 피부 등의 감염병 위험이 증가한다. 오염된 물로 인해 아폴로눈병이나 결막염의 위험이 크고, 면역력 저하 상태에서 귀에 물이 들어가면 세균 감염으로 중이염이 생길 수 있다.
한의약에서는 눈병 치료를 위해 약침 등의 침구 요법으로 눈 주위 기혈 순환을 활성화하도록 하고, 결막염은 제반 풍열이 장부를 침범해 생기는 것이므로 '소풍산', '청폐탕', '지백지황탕' 등의 한약 치료로 잡는다. 한의약은 중이염 치료에도 효과적인데, 소풍해독캡슐과 일반 항생제를 비교한 연구결과, 소풍해독캡슐이 중이염 환자에 있어 항생제 치료보다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야흐로 여름의 절정기다. 슬기로운 여름나기는 식중독, 눈병, 중이염 등을 예방하는 개인 위생관리에서부터 시작되고, 질병에 걸렸을 때는 한의약의 도움으로 치료하는 것으로 마무리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이마성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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