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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러에 극진히 대접, 핵 고도화 위한 기술 협력 타진' 움직임

북 내부에선 ‘핵 기술 협력 원한다’ 말 나돌아 러에 탄약 등 수출 대가로 석유·가스·밀가루 교환 소식통 북한 "이번에도 러시아에 무기 팔 것"

[파이낸셜뉴스]
北 '러에 극진히 대접, 핵 고도화 위한 기술 협력 타진' 움직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 행사 참석차 방북한 러시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군사대표단을 위해 연회를 마련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최근 북한 내부 간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러시아에 핵개발에 관한 기술 협력'을 원하기 때문에 북한 주장 ‘전승절’에 초청 방북한 러시아 대표단을 극진히 대접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을 주로 전하는 데일리NK는 3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간부들은 ‘단순히 밀이나 기름 같은 선물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러시아에 원하는 것은 경제적인 것보다도 핵무기 운용 및 개발에 관한 기술 이전이나 협력’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감행한 야간 열병식에서 김정은은 김일성광장 주석단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 장관과 나란히 서서 행사를 참관했고, 그에 앞서 지난 26일에는 ‘무장장비전시회-2023’에서 쇼이구 장관에게 직접 신무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열병식을 중계한 조선중앙TV는 해일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무자비한 징벌의 해일로 가증스러운 침략선들을 모조리 수장해버릴 공화국 핵전투 무력의 중요한 초강력 절대병기”라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핵 무인 수중공격정 ‘해일’을 공개한 이유가 있다”며 “무인잠수정은 로씨야(러시아)만큼 발전한 데가 없다. 이미 실전배치된 투발 수단에 탑재할 첨두(탄두)를 소형화하는 기술도 필요한 상태””고 언급했다. 해일을 실전배치하기 위해서는 기술 고도화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김정은이 직접 나서 쇼이구 국방 장관에게 전략무기들을 소개한 것도 핵 개발 초기 단계에서 러시아로부터 기술적 도움을 받은 이후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핵무기를 개발했음을 어필하면서 핵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을 타진하려는 의도가 크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화성-17형’이나 ‘화성-18형’과 같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전략군 부대에 실전배치했지만, 소형화된 핵탄두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 대부분의 간부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에 탄약, 수류탄, 포탄 등 재래 무기를 제공해왔으며, 이를 대가로 밀이나 가스, 유류 등을 받아왔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北 '러에 극진히 대접, 핵 고도화 위한 기술 협력 타진' 움직임
지난달 27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사진에서 김 총비서가 오른 주석단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포착됐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도 “상대가 로씨야 국방상이기 때문에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핵무력에 대한 기술적 협력을 대가로 요구했을 것”이라며 “이번에도 로씨야에 무기를 팔 것”이라도 덧붙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로부터 빼앗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산 로켓으로 러시아를 공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전선에서 옛 소련제 ‘BM-21 그라트’ 다연장로켓포를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포병대가 최근 북한산 로켓으로 러시아군 진지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산 로켓이 선박을 통해 이동 중이었고, 러시아군에 전달되기 전에 압수됐다고 전했다.

보도에서 공개된 사진에는 ‘방-122’라고 쓰인 로켓 탄통이 담겨 있는데, 북한에선 방은 방사포의 약자를, 122는 122mm의 구경을 의미한다.

지난달 20일에도 데일리NK는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까지 러시아에 여러 종류의 재래 무기를 직접 제공했다. 탄약, 수류탄, 비행탄 등의 재래 무기들을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제3국을 통하지 않고, 나진항을 통해 선박으로 러시아에 직접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보안을 위해 나진항 주변 경계 근무를 맡은 보위부 10호 초소 인원을 야간에 5~6시간가량 완전 철수시키고 군수공업부와 국가보위성에서 동원된 최소 인원들만 무기 선적 작업에 참여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또 기밀품이 담긴 선박이 출항하는 날 12시간가량 나진항 10km이내 지역이 완전 통제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무기 수출은 새것으로 하지 않는다는 게 수령님(김일성)의 유훈이자 현재 무기 정책으로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무기들은 모두 북한 인민군이 수십년간 보유했던 오래된 재래 무기들이고 최근에 생산된 새 무기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내부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대가로는 기름과 가스, 밀가루 등 지금 당장 필요한 물자가 로씨야에서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北 '러에 극진히 대접, 핵 고도화 위한 기술 협력 타진' 움직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6일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을 맞아 방북 중인 러시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군사대표단과 함께 '무장장비전시회장'을 찾았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7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러시아 군대와 인민이 강력한 국가 건설을 위한 투쟁에서 커다란 성과를 쟁취하리라는 확신을 거듭 표명했다"라고 신문은 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