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컵 사상 첫 선제골 … 6연패의 사슬 끊어내
사실상 불가능했던 16강진출, 하지만 마음 비우니 오히려 좋은 결과
조소현, 한국 축구 최고령 득점 … 여자 축구 첫 본선 2골
랭킹 2위 독일, 한국에 1-1로 비기며 예선 탈락
[브리즈번(호주)=AP/뉴시스] 16강 탈락한 독일. 2023.08.03. /사진=뉴시스
[브리즈번=AP/뉴시스] 조소현이 3일(현지시각)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의 선콥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독일과의 경기 전반 6분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3.08.03. /사진=뉴시스
한국 여자축구, 세계 2위 독일과 값진 무승부 (브리즈번=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한국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2023.8.3 utzza@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카잔의 기적이 재현되었다. 2018년 러시아 카잔에서 독일이 손흥민에게 골을 엊어맞는 등 0-2로 패하며 예선탈락한 그때의 충격이 고스란히 재현되었다. 당시 독일은 디펜딩 챔피언이었기에 그 충격이 더욱 컸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세계 랭킹 2위 독일과 비겼다.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FIFA 랭킹 17위)은 3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독일과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김영권이 동점골을 넣고 있다. 2022.1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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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16강 진출은 불가능했다. 우리나라는 이날 독일을 5골 이상 차이로 물리치고, 같은 시간 열리는 콜롬비아-모로코 경기에서 콜롬비아가 이겨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었다.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한국은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힌 최강 독일과 비기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15년 대회 프랑스와 16강전부터 이어진 여자 월드컵 본선 6연패 사슬을 끊어냈다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벨 감독은 이날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PDA)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기용했고 최유리(현대제철), 지소연(수원FC), 조소현, 천가람(화천 KSPO)으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브리즈번=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조소현의 골에 힘입어 강팀 독일과 1-1 무승부를 거둔 선수들이 환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8.3 utzza@yna.co.kr (끝)
또 이영주가 중원을 맡고, 수비는 장슬기(현대제철), 심서연(수원FC), 김혜리(현대제철), 추효주(수원FC)가 늘어섰으며 골키퍼는 김정미(현대제철)가 선발로 나왔다. 페어는 16세 35일에 선발로 나와 한국 축구 사상 남녀를 통틀어 월드컵 본선 최연소 선발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박은선(서울시청)의 2003년 대회 브라질전으로 16세 221일이었다. 남자는 고종수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에 기록한 19세 226일이다.
1, 2차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던 우리나라는 전반 6분 조소현의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영주가 페널티 지역 정면의 조소현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줬고, 조소현이 상대 골키퍼와 거의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프리킥 얻어내는 조소현 (브리즈번=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조소현이 프리킥을 얻어내고 있다. 2023.8.3 utzza@yna.co.kr (끝)
조소현, 골! (브리즈번=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조소현이 골을 넣고 있다. 2023.8.3 utzza@yna.co.kr (끝)
이 골은 한국이 여자 월드컵 본선 13번째 경기에서 처음 넣은 선제골이 됐다.
조소현은 2015년 스페인과 조별리그 3차전에 이어 월드컵 본선에서 개인 통산 2호 골을 넣었다. 한국이 역대 여자 월드컵 본선에서 올린 득점이 총 7골인데 그중 2골을 조소현이 넣었다. 한국 선수가 여자 월드컵 본선에서 통산 2골을 넣은 것은 조소현이 최초다.
한국 남녀를 통틀어 월드컵 본선 최고령 득점 기록이기도 하다. 조소현은 35세 40일에 골을 넣어 2002년 한일월드컵 폴란드와 경기에서 황선홍이 넣은 33세 325일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독일은 전반 42분에 스베냐 후트가 올려준 공을 포프가 훌쩍 솟아오르며 머리로 받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반드시 이겨야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독일은 후반에도 키 175㎝의 포프의 제공권을 앞세운 공격을 주로 시도했다. 후반 12분에는 포프의 헤딩슛이 우리 골문을 열었으나 다행히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고, 후반 15분 다시 포프의 헤더가 골대를 맞는 아찔한 장면이 이어졌다.
기념촬영하는 여자 축구 대표팀 (브리즈번=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8.3 utzza@yna.co.kr (끝)
한국 여자축구, 세계 2위 독일과 값진 무승부 (브리즈번=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한국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2023.8.3 utzza@yna.co.kr (끝)
한국과 비기며 월드컵 16강 진출이 무산된 독일ⓒ 로이터=뉴스1 /사진=뉴스1
벨 감독은 후반 18분 182㎝ 장신 공격수 박은선을 포프 전담 수비수로 붙이는 용병술을 발휘, 포프의 제공권을 무력화했다.
포프는 박은선이 들어온 이후 후반 29분 다시 한번 강력한 헤더로 우리 골문을 위협하기는 했으나 박은선의 교체 투입이 전체적으로 성공한 결과를 가져왔다.
후반 추가 시간에 조소현이 상대 반칙으로 부상을 입어 들것에 실려 나가는 악재 속에 우리나라는 후반 추가 시간 15분이 지날 때까지 필사적으로 버텨내 결국 값진 승점 1을 따내고 이번 대회를 마쳤다.
우리나라는 이날 공격 점유율에서 27% 대 54%(경합 19%)로 2배 정도 밀렸고, 슈팅 수도 6-13으로 열세였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선전한 끝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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