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평소 수영, 자전거, 러닝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곽 모씨(47·남)가 허리 통증으로 진료실을 찾았다. 평소와 비슷하게 운동을 했는데 며칠 전 아침부터 갑자기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허리 통증이 생겼다고 한다.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해왔기에 아프다말다 하는 허리 통증을 그저 근육통으로 여겼다. 병원을 찾을 때만 해도 약 처방 받고, 주사치료 정도 받으면 괜찮아질 거란 생각이었다. 하지만 단순 요통이 아니라 방사통을 보이는 신경학적 증상이 있어 정밀검사가 필요했고, 검사 결과 디스크 탈출증으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심각한 상태는 아니어서 내시경수술로 탈출된 디스크 조각을 제거하는 비교적 치료가 간단한 상태였다.
척추 질환은 서서히 진행한다. 허리디스크는 앉아 있을 때 발생하는 압력이나 잘못된 동작의 반복, 과체중으로 인한 디스크 압력이 원인이 된다. 보통 이런 디스크의 변화는 아무런 증상이나 통증 없이 진행되는데 어느 순간 과부하가 걸리게 되면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환자들 중에 갑자기 디스크가 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허리디스크 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디스크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보존적 치료는 안정이다. 충분한 안정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호전을 보이는 환자도 있다. 소염 진통제나 이차적인 근육 경직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기 위해 근육 이완제를 병용하기도 한다. 또 경막외감압술, 신경차단술, 신경블록술 등으로 불리는 신경주사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인 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물리적으로 제거해야만 되는 경우라면 수술 치료가 불가피하다.
곽 씨와 같이 척추 내시경술이나 최소침습 척추 타깃 치료가 가능한 질환 초기의 경우라면 시술 시간과 회복 기간이 짧고 정상 조직의 손상이 최소화되므로 치료 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 운동 역시 치료 전과 마찬가지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하다 허리 상태가 심각하게 망가진 이후 병원을 찾는 경우라면 치료 후 만족스러운 일상생활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척추는 병이 발병하지 않더라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퇴행성 변화의 길을 걷게 되기 때문에 누구라도 안심할 수 없다. 따라서 척추질환은 건강할 때 관리하고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바르지 못한 자세와 비만, 운동 부족 등의 허리 건강에 나쁜 생활건강을 개선하고, 꾸준한 허리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유연성과 주변 근육을 키워두는 것이 디스크 예방에 효과적이다.
/ 이병규 원장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신경외과 전문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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