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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적 나발니, 형기 19년 늘어...총 30년 반 복역해야

[파이낸셜뉴스]
푸틴 정적 나발니, 형기 19년 늘어...총 30년 반 복역해야
러시아 야당 지도자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왼쪽 3번째)가 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약 260km 떨어진 멜레케포에서 화상을 통해 재판을 받고 있다. 러시아 고등법원은 이날 나발니에게 나치 이데올로기 전파를 비롯한 극단주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19년형을 선고했다. 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4일(이하 현지시간) 법원에서 극단주의로 유죄를 받아 형기가 19년 늘었다. 이번엔 나빌니에게 나치 혐의를 덧붙였다.

CNN, CNBC 등 외신은 이날 러시아 언론 보도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가운데 나발니 형기가 대폭 늘었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극단주의자 단체를 만들고, 이들의 활동에 자금을 댔으며, 수많은 다른 범죄도 저질렀다는 혐의가 인정돼 19년형이 더해졌다. 이 극단주의 활동에는 러시아에서 '나치 이데올로기'를 부추긴 것도 포함됐다.

러시아 고등법원은 나발니가 이같은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지만 이날 유죄를 선고했다.

나발니는 이미 11년 6개월 형을 받은 상태다. 사기 등을 비롯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최고보안 시설 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나발니와 지지자들은 푸틴이 자신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나빌니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감옥에 가뒀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는 전날 유죄 판결을 이미 확신한 것으로 보인다.

소셜미디어에서 그는 푸틴을 '스탈린주의자'라고 비판했다. 나빌니는 검찰이 20년 형을 요청했다면서 이에따라 법원이 18년 안팎의 형을 선고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푸틴이 스탈린 당시와 같은 공포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21세기 가장 어리석고 무모한 전쟁"이라고 비판했다.

나빌니는 이번 판결 이전에 이미 두 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한 번은 사기 등의 혐의로 9년 형을, 또 한 번은 가석방 규정 위반으로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이로써 그는 모두 30년 반을 교도소에서 복역해야 하게 됐다.

이번 세번째 판결에서는 가장 긴 형기를 복역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나발니를 계속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무부 대변인 맷 밀러는 성명에서 "러시아에는 정치범으로 분류된 다른 이들도 500여명에 이른다"면서 "크렘린은 수년간 나발니를 침묵하게 만들려 했고, 러시아 국민들에 대해 모든 사실을 공표하고 이를 설명하라는 그의 요구도 묵살했다"고 말했다.

유엔 인권기구 대표 볼커 터크도 나발니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터크는 나발니 혐의가 "모호하고, 과도하게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터크는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러시아 사법 시스템 방해에 대한 중대한 우려와 사법 시스템이 정치적 목적으로 도구화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발니는 2020년 8월 신경제를 이용한 암살시도로 중태에 빠진 뒤 1년 반 동안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귀국해 2021년부터 최고 보안설비의 격오지 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독일 정부는 나발니가 중독된 신경제가 구 소련에서 개발한 노비초크군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크렘린은 나발니 암살 시도와 연관이 없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그렇지만 미국은 2021년 3월 암살 시도, 또 나발니 수감과 관련 있는 러시아 정부 인사 7명을 제재대상으로 올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