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선수 이다영이 새 소속팀 볼레로 르 카네 합류를 위해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프랑스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다영이 이적한 볼레로 르 카네는 2022-2023 시즌 프랑스 리그 우승팀이다. 2023.8.5/뉴스1
[파이낸셜뉴스] '학교 폭력(학폭)'의 가해자로 지목돼 한국프로배구를 떠난 전 여자 배구대표팀 세터 이다영(26·볼레로)이 배구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입장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학폭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지 쌍둥이 언니인 이재영과는 무관하다"라고 강조했다.
2020-21시즌 V리그 막판이었던 지난 2021년 2월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중학교 동창은 한 커뮤니티를 통해 학창시절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당시 소속팀이었던 흥국생명을 통해 자필 사과문을 올리며 학폭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은 대한배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당했고 흥국생명 구단으로부터도 무기한 출전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해외로 눈을 돌린 이다영은 PAOK(그리스), 라피드 부쿠레슈티(루마니아) 등에서 뛰었고 최근 프랑스 볼레로 르 카네에 입단하게 됐다. 한편 이재영은 소속팀인 흥국생명에서 쫓겨나 현재 소속팀이 없는 상태로 개인 훈련 중이다.
이다영은 5일 오전 프랑스 파리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서 "나를 아껴주신 팬들과 배구 팬들에게 죄송하다"라며 "당시에는 소속 팀 흥국생명이 있었기 때문에 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았다. 이제는 시간도 흘렀고 그동안 오해도 많이 쌓여서 바로 잡을 부분은 바로 잡고자 앞에 섰다"라고 말했다.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사진=PAOK 유튜브)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이다영은 "그 당시 자리에 같이 있지 않았던 이재영 선수가 제 잘못으로 지금 큰 피해를 봤는데 쌍둥이라는 이유로 배구를 못하게 됐다"라며 "학폭 사건은 이재영 선수와는 관련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다영은 "학폭 문제는 중학교 2학년 때 벌어진 제 문제"라며 "그 때 친구들과 다 친하게 지냈는데 한 친구와 방에서 몸 싸움까지 할 만큼 싸움이 일어났다. 당시 양 부모님이 오셔서 무릎도 꿇고 서로 사과도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 때 다 풀었다고 생각했는데 (2021년에) 다시 그 일을 꺼냈을 때, 그 친구들이 사과를 다시 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나도 힘들었던 경험이 있기에 그 친구들이 '아직도 상처가 있다'고 했을 때 정말로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당시 '쌍둥이 자매'는 학폭 사태 이후 직접적인 해명 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계정을 닫았고, 변호사를 고용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더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다영은 사건 공개 직후 SNS 계정을 통해 직접 사과하고 이재영은 무관하다는 내용을 밝힐 순 없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흥국생명 소속이다 보니 저희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다"라며 "당시 구단에서 사과문을 주면서 그대로 적으라고 했다. 실제와 맞지 않는 내용도 있었지만 (당시 소속 팀이었기에) 울면서 억지로 썼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건 이후 직접 피해자들을 만나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하려고 노력하는데 그 친구들이 지금도 만남을 피하고 연락도 안 되는 상황이다. 그 친구들은 연락하기 싫다며 변호사를 통해 (합의금으로) 1인당 1억원씩 요구하는 상황이라 정리가 아직 안 됐다"라고 밝혔다.
이다영은 "모든 일에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다. 다시 한번 어떻게 해서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시 친구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라며 "제가 잘못한 사실을 당연히 인정하지만, 사실이 아닌 부분은 바로 잡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다영은 학폭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기 직전 흥국생명에서 갈등을 빚던 주포이자 배구 대표팀 선배인 김연경 선수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이다영은 "김연경 선수와의 문제로 인한 논란은 사실 그대로였다"며 "저는 도리어 그 선수에게 왜 그렇게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
제가 올려준 볼을 한 번도 때리지 않았다. 그런 문제들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한편 그리스 리그, 루마니아 리그를 거쳐 프랑스 리그로 옮긴 이다영은 "꿈으로 생각하던 무대에서 뛸 수 있어 너무도 감사하게 여기고 재미있다"며 "배울 수 없는 경험을 지금 국외에서 하고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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