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 복역 중인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7)에게 극단주의 활동을 선동한 혐의 등이 더해져 4일(현지시간) 징역 19년형이 추가 선고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극단주의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게 하고 자금을 지원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나발니에 대해 징역 19년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량보다는 1년 적은 형량이다.
법원은 나발니가 추가 기소된 혐의 내용이 어떤 단체의 활동을 지칭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국가반테러위원회는 지난 4월 발생한 친정부 러시아 군사 블로거 폭사 사건의 핵심 용의자가 나발니의 지지자라며 우크라이나 정보부가 나발니 지지자와 함께 테러를 계획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 의혹을 숱하게 폭로했다.
이후 그는 2020년 8월 비행기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받다가 지난해 1월 귀국과 동시에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뒤이어 열린 재판에서 2014년 기부금 횡령 등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3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그는 구속 수사 기간 등을 제외한 2년 6개월의 형기를 채우고 있다가 지난 3월 사기 및 법정 모욕 혐의 등으로 징역 9년이 추가됐다.
이렇게 늘어난 형기 11년 6개월에 이날 선고된 형량까지 합치면 나발니는 30년이 넘는 형기를 감옥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이다.
유엔은 나발니에게 내려진 판결을 비판하면서 그의 석방을 촉구했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법제도를 도구화한 게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국가는 개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르크 대표는 이어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에 대한 인권 침해를 즉시 중단하고 그를 석방함으로써 이런 의무를 존중하는 조처를 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