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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우리 경제 회복세 진입"...변수는 중국 등 '대외여건'

"저점 지나간다" 표현 사라져..."점진적 완화" 진단
서비스업 증가세...제조업도 반도체 중심으로 회복세
글로벌 하방 압력은 여전...원자재가격↑ 中 회복세↓


KDI "우리 경제 회복세 진입"...변수는 중국 등 '대외여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대형쇼핑몰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3.07.23. jhope@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우리 경제 회복세를 진단하는 경제연구기관들의 표현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부진이 '일부' 완화되며 "경기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이번 달에는 '저점'이란 단어는 아예 뺐다. 대신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제조업 역시 반도체가 불황기를 빠져나오며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제조업 부진의 일부 완화, 또는 아직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는 평가 대신 직접적으로 "제조업생산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됐다"고 밝혔다.

다만 직접적으로 '반등' 진단을 내리지 않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마찬가지로 "원자재가격 상승과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등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경고는 덧붙였다. 기재부는 7월 경제동향(그린북) 에서 "경기 하방 위험이 완화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아직 직접적인 최저점이나 반등 시작을 밝히지 않았다.

반도체 증가 전환...수출·생산 부진 완화
KDI는 제조업생산 감소세가 둔화되고 서비스업생산이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하는 등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봤다.

6월 전산업생산은 전월(-1.1%)보다 높은 1.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은 전월(-7.6%)에 비해 5.6% 감소로 폭을 줄였다. 자동차는 증가폭은 전월(18.7%)에 비해 10.8%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15.9%), 전자부품(-12.2%), 화학제품(-10.4%) 등은 감소세를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전월에 비해 각각 2.8%, 7.7%, 6.3% 감소폭을 줄이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다.

제조업은 평균가동률은 71.9%로 전월(72.8%)에 이어 다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출하가 전월대비 3.3% 증가하고 재고가 6.2%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재고율은 111.4%로 전월(122.7%) 대비 대폭 하락하며 부진 완화를 시사하고 있다.

코로나 종식 공식화 이후 서비스업은 지속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며 전월(1.9%)에 이어 3.5% 성장했다.

경기의 전반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99.9)에 이어 6월에도 99.7로 기준치(100)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미래 흐름을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98.5) 대비 오른 98.8을 기록했다. 반도체의 생산 감소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출하와 재고 지표들이 개선되고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KDI "우리 경제 회복세 진입"...변수는 중국 등 '대외여건'
산업별 생산지수 /사진=한국개발연구원
수출은 지난해 4·4분기 이후 지속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다.

7월 수출은 전월(-6.0%)보다 낮은 -16.5%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조업일수 변동과 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에 크게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자동차와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18.8%)은 전월(-17.1%)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6월 수출물량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로 전환하며 수출 반등 기대를 키우고 있다. 수출물량지수가 4월 -3.5%에서 시작해 5월 -0.%3, 6월 7.5%로 증가전환을 이뤄낸 가운데 반도체수출물량지수는 4월 -1.3%에서 5월 8.1%, 6월 21.6%로 대폭 개선됐다.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수출은 회복세를 보인 반면 수입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무역수지는 전월(11억3000만달러)에 이어 16억3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소비력 늘었지만...中 회복세 기대 못 미쳐
수입이 크게 줄었음에도 소비심리는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완만한 내수회복세에 힘입어 승용차 소매판매가 크게 증가하는 등 소비 부진은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다.

상품소비를 반영하는 소매판매는 6월 내구재를 중심으로 전월(-0.6%)보다 높은 1.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 103.2를 기록하며 전월(100.7)에 이어 상승 흐름을 지속했다.

전반적인 내수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대외 경제 여건은 아직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남아있다.

KDI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전망이 개선되고 있지만 원자재가격 상승과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등 경기 하방 위험은 여전히 높다고 내다봤다.

고금리가 유지되며 주요국의 소비자물가 상승세도 둔화세를 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과 수입물가 역시 안정세에 들어섰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물가안정목표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전세계가 아직도 '인플레이션 잡기'에 몰두하고 있는 배경이다.

특히 KDI는 중국의 성장세가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둔화세에 들어섰다고 봤다. 최근 주요 경제지표와 심리지수도 하락하는 등 경기회복세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의 2·4분기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6.3%로 전기대비로는 0.8%에 그쳤다. 6월 소매판매(3.1%)와 수출(-12.4%) 증가율이 급락하며 중국의 소비력과 경쟁력도 약화 추세다. 중국 내부의 부동산 경기 부진도 지속되며 지속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는 모양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경제 전망 역시 올해 미국 경제성장 전망은 0.2% 상향한 반면 중국은 5.2% 수준을 유지하며 중국의 경기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KDI 또한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며 "중국은 부동산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 등 경기 불확실성이 있다는 표현에 비해 경고 수준을 높인 셈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