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발송된 실종 경보문자/사진=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실종 아동 등을 빠르게 찾기위해 도입된 '실종 경보문자' 제도를 도입한 후 경보문자 10건 중 약 3건 가량이 실종자 찾기에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자를 받은 시민들이 실종자 의상과 인상 등을 보고 제보하는 경우가 많아 실종자 발견 시간이 7배 넘게 줄었다. 다만 잦은 문자로 시민들이 거부감을 호소해 경찰이 관련 매뉴얼을 재정비할 방침이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실종 경보문자 도입 이후 실종아동 등 신고건수(8만1818건) 중 3.1%인 2932건에 대해 실종경보 문자를 송출했으며 이 중 795건(27.1%)은 문자를 본 시민의 제보가 직접 원인이 돼 실종자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해당 제도는 실종아동 등(치매노인, 지적장애인 등 포함)의 발생 정보를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안내 문자와 같은 방식으로 전송하여, 문자를 본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실종자를 신속히 발견하는 취지에서 지난 2021년 6월에 도입됐다.
일선 경찰서에서는 실종 사건 발생 직후 실종자의 흔적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실종 경보문자가 발송되면 조기에 발견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종사건이 접수된 후 실종아동등을 발견하기까지 평균 31시간 20분이 소요된데 비해, 실종경보 문자메시지를 받은 시민의 제보로 실종아동등을 발견한 경우에는 평균 4시간 23분만에 발견해 발견시간이 7.1배 단축하는 성과를 보였다.
실제 지난달 말 서울 성동구에 사는 초등학생 권모양 등은 또래 아동이 길을 배회하는 모습을 보고 몇분 전 받은 실종아동 안전안내 문자를 떠올렸다. ‘검정색 긴팔, 검정 바지, 인라인스케이트 탑승’와 일치하는 인상착의를 보고 결국 경찰서로 인계했다. 어린 학생들의 눈썰미와 발 빠른 대응으로 실종 아동은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실제 서울 송파구에 사는 고등학생 임모군은 지난해 2월 24일 실종 경보문자를 보고 실종자를 발견해 경찰에 인도했다. 당시 경찰은 송파구 소재의 한 복지관에서 "장애가 있는 아들이 실종됐다"는 112 신고를 접수하고 실종수사팀과 강력팀, 지역 경찰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선 상황이었다. 같은 날 오후 5시쯤 실종 경보문자도 발송했다.
이 문자를 본 임군은 오후 5시 15분쯤 복지관에서 약 10㎞ 떨어진 올림픽공원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실종 아동을 발견하고 112에 신고한 후 경찰이 오기까지 아동을 보호했다.
다만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실종 경보문자가 남발돼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박모씨(37)는 "실종자 찾기라는 취지는 당연히 공감이 되나 어떤 날엔 몇번 씩 발송돼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필요한 실종 경보문자만 적시에 보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에서는 경보문자 메시지 발송건수가 늘어남에 따라 시민이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송출시간과 기준을 준수하고, 매뉴얼을 재정비하도록 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실종아동 문제는 남 일이 아니라 내 가족과 이웃이 크나큰 아픔을 겪을 수 있는 문제로 사회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시민 여러분께서는 다소 귀찮으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실종경보 문자메시지를 보시면 주변을 한 번씩 둘러봐주시고 적극적으로 제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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