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차 소비 줄고 전기차 대세
이치폭스바겐·포드차이나 등
생산라인 조정·중단 진통 겪어
복잡한 의사 구조도 약점 꼽혀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자동차(SAIC) 폭스바겐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작업 중인 모습. 신화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한때 중국 본토 시장을 상당수 점유했던 외국·중국 합작 연료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인력 감축과 생산 중단을 선택하고 있다. 전기차가 대세를 이루는 상황에서 전통 연료차의 소매가 줄어든 데다, 합작사의 복잡한 의사 구조도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8일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이치자동차가 합작한 이치폭스바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장의 생산라인을 담당하는 직원들 대상으로 업무 조정을 시작했다. 이치폭스바겐 포산 공장에서 6~7개월 근무한 뒤 다시 창춘으로 재배치하는 형태다.
이는 생산라인의 축소 때문으로 알려졌다. 앞서 폭스바겐과 상하이차가 합작한 상하이폭스바겐도 지난 6월 제1공장을 폐쇄한다는 소문이 시장에서 돌았다.
전체 판매량으로 따지면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아직 연료차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해야 할 시점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중국승용차연합회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이치폭스바겐 누적 판매량은 83만8000대로 전년동기대비 2.8% 줄었고, 상하이폭스바겐은 53만2000대로 0.1% 감소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인력 감축과 생산 중단은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 추세로 볼 때 전통 연료차가 받고 있는 시장 압력과 선택을 상징한다고 매체는 풀이했다.
매체는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전기화, 지능형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통 연료차 기반 합작 브랜드는 판매량이 오르지 않는 고통을 받았다"면서 "이로 인해 인력 감축, 감산, 생산 중단 등의 진통을 겪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와 장쑤위에다 그룹의 합작 형태인 장쑤위에다기아는 지난 5월 전동화 전환을 위해 관리직 직원들 대상으로 1년 동안 순환 휴직을 실시한다고 내부 통지했다.
포드차이나도 같은 달 1300명 이상의 직원을 감원했다. 당시 포드차이나는 "중국은 포드차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회사는 보다 간소화되고 유연한 조직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하이폭스바겐 자회사도 직원들을 정리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수동변속기 생산 유일 사업장인 폭스바겐 상하이 공장 폐쇄와 청산에 대해 "회사는 직원 재정착 계획과 실행을 질서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6월에는 허베이성 창저우의 베이징현대도 공장 문을 닫고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현대는 판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2, 3공장만 유지할 계획이다.
일본 미쓰비시와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 합작사인 광치미쓰비시는 직원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시장 변화의 영향으로 판매가 기대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시적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봐가며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고 알렸다.
광치도요타 역시 1000여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둥펑혼다 공장은 2교대에서 1교대로 생산을 전환했다.
둥펑혼다가 실적 때문에 휴무에 들어간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라고 매체는 소개했다.
전통 연료차의 부진은 신흥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의사 결정 구조가 느리다는 점도 이유로 꼽혔다.
신흥 업체의 경우 1~2개월이면 사업 방향을 전환할 수 있지만, 전통 연료차 기업 최소 반년 이상 소요되며, 이는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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