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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는 폭염 속, 서울 '시베리아 호랑이' 수호 폐사.."사인 불명"

들끓는 폭염 속, 서울 '시베리아 호랑이' 수호 폐사.."사인 불명"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생활 중인 시베리아 호랑이 모습(2019년 7월 30일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대공원에서 생활 중인 시베리아 호랑이 '수호'가 지난 7일 돌연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진 게 없으며, 항간에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돌고 있다.

8일 서울대공원 등에 따르면 수호는 6일 오후 6시 눈을 감았다. 당시 사육사가 수호를 내실로 돌아가도록 불렀지만, 수호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물을 뿌리는 등 시도를 했지만, 수호는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이 과정은 관람객들 또한 지켜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공원 측은 즉시 응급진료를 시도했지만, 수호는 결국 폐사했다.

일각에서는 수호의 폐사 원인이 '열사병'이라는 의견을 내보이고 있다. 시베리아 호랑이의 일반적인 수명은 20년 가까이 되며, 수호는 10년 조금 넘은 상태에서 사망했기 때문이다. 수호는 2013년 6월 6일 동물원 맹수사에서 태어났다.

특히 이날 서울대공원이 있는 과천은 낮 최고기온 34.7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서울대공원이 전시장에서 내실로 통하는 문을 닫아 둔 탓에 전시 중인 시베리아 호랑이가 더위를 자유롭게 피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맹수사 내실 역시 에어컨이 없어 기온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대공원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수호가 평소와 같은 좋은 모습으로 생활하던 중 6일 좋아하는 자리에 누워 움직임이 없어 응급진료 실시했으나, 황망하게 떠났다"라며 "정확한 사망원인 파악을 위해 병리학적 검사 실시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공지에는 에어컨이 없는 등 부실한 환경 조성이 수호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 아니냐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동일한 환경에 총 8마리의 호랑이가 있었다. 나머지는 징후가 없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방사장에 그늘이나 음수대, 물이 있고 호랑이는 여름에 짧은 털이 나기에 스스로 체온 조절이 가능하다"라며 "내실에는 선풍기와 뜨거운 공기가 배출되는 환기창이 있다.
야생 호랑이에게 에어컨 사용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수호 폐사와 관련해서는 "고양잇과 전염병 관련 5종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자세한 (폐사) 원인 파악을 위해 외부 기관에 의뢰했다"라고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