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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이내 사망까지 이르는 ‘아나필락시스’ 주의보

음식, 운동, 약물, 벌레 등 수만 가지 원인으로 발생 가능
벌 독 알레르기 있으면 ‘에피네프린’ 처방받아 소지하고 야외활동해야

30분이내 사망까지 이르는 ‘아나필락시스’ 주의보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벌에 쏘이는 일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벌의 독 자체는 치사율이 매우 낮은 편이지만, 만약 벌 독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과민성 반응으로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진 교수는 작게는 음식을 먹고 나타나는 간지러움 증상부터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아나필락시스'를 주의해야한다며 정확히 검사를 통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9일 전했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물질에 대해 몸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몸에서는 알레르기 원인물질(알레르겐)이 들어오면, 'IgE'라는 항체를 만든다. 면역 반응을 일으켰던 물질이 다시 몸속에 들어오게 되면 염증 세포 표면에 붙어 있던 IgE와 결합하면서 수 분 안에 다양한 화학물질이 분비된다. 화학물질의 영향으로 급성 호흡곤란, 혈압 감소, 의식소실 등 쇼크 증세와 같은 심한 전신반응이 일어난다. 매우 짧은 시간에도 반응이 일어날 수 있고, 아주 소량의 알레르겐에 다시 노출되더라도 수 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아나필락시스는 △모든 음식 △약물 △곤충 물림 △운동 등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안 교수는 “심지어 특정 음식을 먹은 뒤 운동하면 반응이 나타나는 음식물 의존성 운동 유발성 아나필락시스도 있는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데에는 매우 많은 경우가 있어 정확히 검사를 통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가볍게는 얼굴에 따끔거리는 느낌, 피부 또는 점막에 두드러기나 가려운 느낌만 드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증상으로는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증상은 △호흡 곤란과 천명(기관지가 좁아져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호흡음) △저산소증 △코막힘·콧물 △두통·어지러움 △기절 △질식 △쇼크 △사망 등 다양하다.

아나필락시스의 무서운 점은 대개 30분 이내에 급성으로 증상이 발생하며, 심하면 사망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일본의 신인 아이돌이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안 교수는 “반응이 나타난 즉시 치료하면 별다른 문제 없이 대부분 회복하지만, 늦어지면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는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신이 어떤 알레르기가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나필락시스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알레르기 물질로부터 멀리하는 것이다. 꽃가루알레르기가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벌 독 알레르기가 있으면, 외출 시에 향수,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고 밝은 색상이나 긴소매 옷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 된다. 벌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 에피네프린 주사를 처방받아 소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알레르기 증상의 근본적인 치료인 면역치료도 방법이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알레르겐을 몸에 반복 노출해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면역치료는 팔에 주사를 맞는 피하 면역치료와 혀 밑에 약물을 녹여서 복용하는 설하 면역치료로 나눈다. 면역치료는 대체로 3~5년간 시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치료 기간이 다소 길지만, 치료 후 알레르기 증상이 없는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

30분이내 사망까지 이르는 ‘아나필락시스’ 주의보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진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