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상반기 순익 1조5천억원
유럽 금융계 충격… 주가 출렁
이탈리아 정부가 자국 은행들에 40% 횡재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유럽 금융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를 비롯한 외신은 지난 7일 물가상승과 높은 금리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는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정부가 내각회의 후 성급하게 횡재세 부과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주요 대출은행들은 올 상반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으며 높은 금리 덕에 앞으로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4.25%를 적용하고 있다.
DBRS모닝스타에 따르면 이탈리아 5대 은행들의 상반기 순익은 105억유로(약 1조5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4% 급증했다.
ECB의 잦은 금리 인상에 불만을 보여온 멜로니 총리는 올해초부터 횡재세 부과를 검토해왔으며 상반기 은행들의 실적이 상승하자 결국 매기기로 결정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세금은 가계들과 주택담보를 갚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앞으로 이탈리아 정부가 횡재세로 약 20억유로(약 2조8900억원)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비해 투자은행 제퍼리스와 에퀴타는 더 많은 45억유로(약 6조5065억원)를 징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횡재세 부과 발표에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대형은행인 인테사산파올로와 유니크레디트를 비롯해 주요 은행들의 주가가 일제히 크게 떨어졌다.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독일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 프랑스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의 주가 또한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횡재세 부과로 인해 이탈리아 은행들의 순익이 2~9%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퀴티캐피털의 거시경제 전문가 스튜어트 콜은 "이번 이탈리아의 횡재세 부과에 다른 국가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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