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교사 피습 사건'의 피의자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상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전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 흉기 피습 현장에 있던 교사들이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자 교육청이 이들에게 ‘아로마테라피 치료’를 진행했다. 일부 교사들은 해당 프로그램이 ‘황당한 치료와 상담’이라며 거부하는 일이 벌어졌다.
10일 jtbc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20대 남성 A씨가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 이 학교에 근무하는 B교사를 흉기로 찌른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교사 C씨는 교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동료 교사가 피습 당하는 장면을 고스란히 목격했다. C씨는 “부엌에 있는 칼조차 보는 게 무섭다”며 “눈 감으면 생각나서 잠을 못 자겠다. 너무 생각이 나서 불안하고 무서워 밖에 나가는 것조차 두렵다”고 말했다.
C씨처럼 당시 교무실에 있던 교사들은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이 때문에 사건 현장을 목격한 교사와 심리 치료를 희망하는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상담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에듀힐링 센터를 통해 트라우마 위기 스크리닝을 진행한 뒤 고위험군 대상 개인 상담과 집단 상담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에서 심리 치료를 받은 일부 교직원들은 ‘황당한 치료’ 라며 상담을 거부했다.
에듀힐링센터에서는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던 교직원들에게 사건 당일 10여분 정도 집단 상담을 한 뒤 아로마를 뿌려준 뒤 향기를 맡게 하며 호흡법을 알려줬다. 이에 일부 교직원들은 “1:1 상담 등도 하지 않은 채 아로마테라피를 진행해 황당했다”며 “시교육청에 상담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도 가장 우선적으로 세밀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곽금주 심리학과 교수는 대전CBS에 “강력 사건을 목격한 이들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에서는 ‘전문 상담사’와의 상담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사건의 경우) 집단 상담과 더불어 개별적으로 개인 상담이 들어가야 하고, 지속적인 상담과 함께 업무 중에도 이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아로마테라피 치료를 하는 경우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아로마테라피는 상담이라기보다는 명상할 때 많이 하는 것으로, (트라우마 치료) 효과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 측은 이와 관련 “충격을 받았을 교직원의 심신 증상을 확인하고, 심리적 안정화 기법을 통해 호흡법으로 안정을 시켜주는 작업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건 당일 이후로도 교직원들에 대한 트라우마 심리 치료를 병행했으며, 센터 상담사와 외부 연계 기관인 트라우마 전문가가 학교에 나가 위기 스크리닝과 개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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