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흉기 들고 경찰서까지 전 여자친구 찾아 나선 30대 현장서 검거

신고하려 경찰서 찾은 20대 여성
귀가 직전 주차장에서 전 남자친구 차량 알아보고 공포
울산중부서, 살인예비·스토킹처벌법위반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흉기 들고 경찰서까지 전 여자친구 찾아 나선 30대 현장서 검거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흉기를 소지한 30대 남성이 스토킹 피해 신고를 하러 간 전 여자친구를 뒤쫓아 경찰서까지 들어왔다가 체포됐다. 전 남자친구의 차량을 알아본 피해 여성의 눈썰미가 더 큰 사고를 막았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30대 남성 A씨에 대해 살인예비·스토킹처벌법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일 오후 8시께 울산 중부경찰서 주차장에서 흉기를 소지한 채 전 여자친구를 기다리다가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앞서 이날 오후 5시께 20대 여성 B씨는 "헤어진 남자친구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라며 경찰서로 찾아왔다.

경찰은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조사한 뒤 신변 안전을 위해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이어 귀가 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강력팀 경찰관 5명이 B씨를 보호하면서 경찰서 건물을 나섰다.

그 순간 B씨가 깜짝 놀라며 민원인 주차장을 가리켰다. 전 남자친구 A씨의 차량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일단 B씨를 경찰차 안으로 대피시킨 뒤 차량 주변을 수색했고, 주차된 차들 사이에 가방을 메고 있던 한 남성을 발견했다.

경찰관들이 다가가 가방 안을 들여다보니 흉기가 들어있었다.

경찰은 이 남성이 B씨의 전 남자친구 A씨라는 것을 확인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B씨와 A씨는 수년간 교제하던 사이였으나, 애완견 문제 등으로 자주 다퉜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29일에는 집에서 말다툼하다가 B씨를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이후 B씨는 A씨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했으나 A씨는 수십차례 전화나 문자로 "죽이겠다"라며 협박했다.

흉기를 구매한 사진과 '묻지 마 흉기 난동' 영상을 B씨에게 전송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 현장에는 당시 피해자를 마중 나온 가족도 있어 자칫 중대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라며 "적극적인 신변 보호로 피해를 막았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