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맨홀뚜껑 솟구쳐 버스 뚫고 '꽝'… 전국 1만여명에 대피령

최대 순간풍속 초당 30m 넘어
삼척·창원 등 300㎜ 이상 폭우
대구서 1명 사망·1명 실종
항공편·KTX도 줄줄이 운행중지

맨홀뚜껑 솟구쳐 버스 뚫고 '꽝'… 전국 1만여명에 대피령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태풍경보가 내려진 10일 오전 전남 여수시 주삼동 한 건설 현장에서 철근이 휘어져 있다. 연합뉴스


크레인을 쓰러트릴 정도의 강한 비바람을 지닌 제6호 태풍 '카눈'으로 인해 항공 여객편이 무더기 결항하면서 휴가철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또한 강한 비바람으로 인해 전국에서 1만여명이 일시 대피했다.

10일 국토교통부와 각 공사에 따르면 항공기 운행계획이 조정되면서 이날 오후 1시 기준 당초 운항계획 1857편 중 국제선 80편, 국내선 306편 등 모두 386편이 취소됐다. 국제선의 경우 이날 오전 우리나라 전역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태풍의 경로를 감안해 최적의 항공로로 우회 또는 결항 조치됐다. 우회 조치 항공편은 서해상 우회 항공로 80편, 동해상 우회 항공로 65편이다.

철길도 예외는 아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태풍의 직접 영향권 속하는 남해안 지역(목포·여수엑스포·광주송정·전주·마산·포항·구포 경유 등) 노선과 태백선·경북선 일반열차, 고속구간 연쇄 지연 예방을 위한 일부 KTX(일반철도 구간 경유 포함), 동해선(부전~태화강) 광역전철 등 일부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이날 오후 기준 운행 중지된 고속열차는 85회, 일반열차는 235회다. 구간 조정된 고속열차는 41회, 일반열차는 12회다. 코레일은 선로에 설치된 기상검지장치의 정보(강우량·풍속 등)를 바탕으로 열차를 감속 운행하거나 중지 등 조치하고 있다. 예컨대 초속 30m 이상 강풍이 부는 경우 고속선은 시속 170㎞ 이하로 운행하고, 일반선은 운행을 멈춘다. 다만 태풍이 북상하면서 오후부터 일부 항공편과 열차 운행은 재개됐다.

■강풍에 천연기념물도 쓰러져

태풍에 고속도로도 통행에 차질을 빚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0분부터 12시55분까지 울산고속도로 언양 분기점~울산 분기점 양방향 13.3㎞ 구간이 차량 통제됐다. 이 구간 아래 강물이 불어나 침수가 우려되면서 1시간 가량 통제됐다.

고속주행 자동차의 속도와 맞먹는 풍속의 강풍도 불었다. 부산 가덕도는 오전 한때 최대 순간풍속이 초당 34.9m였다. 이는 시속 126㎞에 달하는 것이다. 계룡산과 설악산에도 최대 순간풍속이 초당 30m에 달하는 강풍이 불었다. 전남 화순과 경북 포항 구룡포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6m(시속 94㎞)를 기록했다

'카눈'의 강한 바람으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도 이어졌다. 울산에선 집채 만한 바위가 비바람에 굴러 도로가에 떨어졌다. 태풍의 영향으로 천연기념물 나무들이 부러지거나 쓰러졌다. 강한 바람으로 인해 천연기념물 103호인 충북 보은군 속리산 정이품송의 우측 곁가지 2개가 부러졌고, 경북 구미시의 천연기념물 '반송' 일부도 쓰러졌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 12개 시도 83개 시군구에서 7797가구·1만641명의 일시 대피자가 발생했다. 경북에서 발생한 일시 대피자는 4875가구·6569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경북에 이어선 경남 1940가구·2695명, 전남 712가구·948명의 일시 대피자가 발생했다. 도로 490곳, 둔치주차장 255곳, 하천변 525곳, 해안가 166곳 등은 사전 통제됐다. 또한 지리산 등 21개 국립공원의 613개 탐방로와 숲길 전 구간도 통제됐다.

맨홀뚜껑 솟구쳐 버스 뚫고 '꽝'… 전국 1만여명에 대피령
창원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분께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한 아파트 주변을 운행하다가 정차해 있던 101번 시내버스 밑바닥으로 갑자기 맨홀 뚜껑이 뚫고 올라왔다. 연합뉴스


■불어난 빗물에 맨홀 뚜껑 튀어올라

비 피해도 이어졌다. 강수량 최대 300㎜에 육박한 강릉 강동면 정동진천이 범람하면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창원에는 도로 맨홀 뚜껑이 치숫는 물기둥에 �K아 오르면서 버스바닥을 뚫고 올라는 가는 사고도 발생했다. 카눈의 영향으로 강원영동과 영남에 현재까지 300㎜ 안팎의 많은 폭풍우가 쏟아졌다. 강원 삼척(궁촌)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382.5㎜ 비가 내렸다. 강릉 누적 강수량은 322.4㎜, 속초는 315.7㎜, 동해는 260.3㎜, 태백은 184.6㎜이다.
경남 양산(상북면)과 창원(성산구)에는 전날부터 내린 비가 349.0㎜와 338.6㎜에 달하며 울산에도 300㎜ 넘게 비(울주군 삼동면 303.5㎜)가 왔다. 부산(사상구)에는 237.5㎜ 비가 쏟아졌다. 토함산(경북 경주)과 팔공산(경북 칠곡)에는 각각 317.5㎜와 302.0㎜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김기섭 김장욱 윤홍집 기자
kwj5797@fnnews.com 김원준 김기섭 김장욱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