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업수익 675억'6년來 최대'
부진했던 임대·관리비 수익 증가
이달 총회 열고 '한경협' 새간판
류진 회장시대 열려 '쇄신'기대감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으로 내정된 류진 풍산그룹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거둔 사업 수익이 국정농단 사태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임 회장 선출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간판 교체를 앞둔 전경련의 경영 정상화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쇄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의 지난해 전체 사업수익은 67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616억원) 대비 약 59억원 증가했다. 2016년(937억원) 이후 6년 만에 최대 수익이다. 과거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악화된 수익성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6년 937억원이었던 전경련의 사업수익은 2017년 674억원으로 급락했고, 2020년 466억원까지 내려앉았다.
당시 전경련이 정경유착 온상으로 지목되자 회비 절반 가량을 책임졌던 삼성·SK·현대차·LG 등 4대그룹이 모두 탈퇴한 여파였다. 실제 전경련 회비 수익은 2016년 409억원에서 이듬해 113억원까지 급감했다.
코로나19 확산 직격탄을 맞은 면세·호텔·유통·항공업계 회원사들의 경영 악화 영향도 컸다. 이들 회원사의 회비 납부액이 크게 줄며 회비 수익은 2019년 102억원에서 2020년 71억원까지 감소했다. 이후 회원사 실적이 반등하며 회비 수익은 2021년 97억원, 2022년 101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임대료 수익은 2021년 317억원에서 2022년 356억원으로, 약 39억원 증가했다. 서울 여의도에 지하 6층, 지상 51층 규모의 전경련 회관을 보유하고 있는 전경련은 임대 수익이 주 수입원 중 하나다. 국정농단 직후 LG CNS, 한화건설 등 전경련 회관에 둥지를 틀었던 대기업들이 줄줄이 떠나며 한때 임대면적 기준 50%까지 공실률이 치솟기도 했다. 그러다 스타트업 등 입주 기업들이 늘어나며 최근 공실률을 한자릿수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비 수익도 1년 새 192억원에서 205억원으로 증가했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임시 총회를 열어 류진 풍산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고, 55년 만에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로 교체할 예정이다. 새로운 역할·기능·거버넌스를 갖춘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를 지향하는 '뉴 전경련'은 안정된 재정을 기반으로 대내외 협력, 연구 및 조사 등을 강화하며 쇄신 의지를 다질 것으로 예측된다.
전경련 사업 수익이 국정농단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선 4대그룹 복귀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류 회장 체제에서 최우선 과제는 4대그룹 재가입이 될 전망이다. 전경련이 지난달 4대그룹에 한경협 가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가운데 4대그룹은 복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의 혁신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한 만큼 한경협 출범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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