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회의 마친 서아프리카 15개국, 군대 대기 명령 밝혀
구체적인 군사 행동 내용은 알려지지 않아
니제르 쿠데타 군부에게 침공 가능성 경고
쿠데타 군부는 침공하면 민정 대통령 죽인다고 협박
10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회원국 군 관계자들이 정상회의 관련 소모임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니제르 쿠데타 군부를 몰아내기 위해 침공까지 예고했던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일단 군대에 바로 출동할 수 있도록 대기하라고 지시했다. 쿠데타 군부는 만약 이웃들이 침공하면 투표로 뽑은 민정 대통령을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10일(이하 현지시간) 서아프리카 15개국의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정상회의를 열었다. 니제르에서 지난달 26일 쿠데타 발생 이후 2번째 정상회의다. ECOWAS 정상들은 지난달 30일 1차 회의에서 쿠데타 군부에게 1주일 안에 헌법 질서를 복구하지 않으면 군사 개입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쿠데타 군부는 기한인 이달 6일까지도 헌정 복구에 응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수도 니아메에 병력을 늘렸다. 또한 니제르 군부는 8일에도 ECOWAS와 아프리카연합(AU), 유엔 대표단의 입국을 거부했다.
ECOWAS 위원회의 오마르 투레이 위원장은 10일 정상회의를 마친 뒤 성명에서 회원국들이 “니제르의 헌정을 복구하기 위해” 각국 군대에 “대기”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발동” 및 “배치” 명령도 내려졌다고 설명했으나 발동이나 배치가 어떤 행위인지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투레이는 ECOWAS가 “평화로운 사태 해결을 위해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CNN은 이번 성명에 대해 ECOWAS가 군대를 동원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니제르 침공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어 ECOWAS가 니제르 쿠데타 세력에게 대화 실패시 침공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신호를 보냈다고 추정했다.
ECOWAS의 회장국을 맡은 나이지리아의 볼라 티누부 대통령은 10일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협상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 니제르 국민의 안녕을 보장하는 데 있어 외교 협상과 대화를 해법의 기반으로 우선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하라 사막 이남 반건조지대(사헬)에 위치한 니제르에서는 지난달 26일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경호실장이 이끄는 경호 부대가 쿠데타를 일으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억류했다. 티아니는 ‘조국수호국민회의(CNSP)’를 조직한 뒤 스스로 국가 원수에 올랐다.
AP통신에 따르면 쿠데타 군부는 지난 7일 미국의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부장관 직무대행이 니제르를 방문했을 때 바줌을 살해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 쿠데타 군부는 만약 주변국이 바줌 정권을 복권하기 위해 군사 개입을 시도하면 대통령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유엔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10일 성명에서 쿠데타 군부가 바줌과 그의 가족을 가둔 다음 물과 음식은 물론 전기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줌은 대통령궁 혹은 자택에 감금된 것으로 추정된다. 파르한 하크 유엔사무총장 대변인은 "유엔사무총장은 대통령과 가족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여러 차례 표명했고 다시 한 번 바줌에 대한 조건 없는 즉시 석방과 국가 원수로서의 복권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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