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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설거지를 할 때 쓰는 수세미에 수십억마리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대변에나 있을 법한 양이다. 수세미는 습기가 많고 음식 잔류물이 쌓여 있어 균이 증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10일(현지시간) 미 국립보건원(NIH) 등에 소개된 노르웨이 식품 연구기관 노피마 연구팀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수세미 1개에는 지구상 인류보다 더 많은 박테리아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포르투갈 가정 20곳, 노르웨이 가정 35곳에서 사용한 수세미와 브러시를 수거해 내부에 얼마나 많은 박테리아가 증식했는지 조사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수세미를 사용하지만, 노르웨이, 덴마크 등 두 나라는 수세미보다 브러시 사용 비중이 더 높다.
그 결과 수세미와 브러시 모두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해로운 박테리아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 박테리아 농도는 수세미가 브러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한 브러시와 수세미에 살모넬라 박테리아를 첨가한 뒤 건조시켜 그 번식력을 관찰한 결과 밤새 말린 브러시에서는 살모넬라 수치가 크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동일한 조건에서 말린 수세미는 박테리아의 수치가 줄어들지 않았다. 수세미를 자주 헹구고 잘 말려도 박테리아 수는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진은 위생을 고려한다면 수세미보다 브러시 사용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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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수세미는 환경상 습기에 계속 노출돼 있고, 내부에 음식 잔여물이 쌓이기 때문에 박테리아가 증식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다. 특히 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수세미 세균 및 박테리아 번식이 절정에 달한다.
연구진은 “주방 수세미는 브러시보다 더 많은 박테리아를 품고 있으며, 살모넬라나 다른 박테리아도 브러시보다는 수세미에서 더 잘 자란다”라고 했다.
수세미에는 미세한 구멍이 많이 뚫려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위생을 고려할 때 수세미보다는 브러시 사용을 권장했다. 표백제, 식초 등을 이용해 사용 기간을 늘릴 수는 있지만 세균 번식을 늦출 뿐이며, 수세미를 선택할 때는 두께가 얇은 제품을 골라 건조가 빨리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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