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국토장관·LH사장에 지시
"LH 혁신과 건설 카르텔 혁파 차질없이 이행하라"
이한준 LH 사장, LH 내부 문제 발표 기자회견 뒤
LH 필두, 건설 카르텔 논란 부각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30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무리경기장에서 열린 '서해선 대곡-소사 복선전철' 개통 기념식을 마친 뒤 이동하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한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에게 "LH 혁신과 건설 카르텔 혁파를 차질 없이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부실운영 논란 속에 전북 새만금에서 벗어나 전국으로 분산돼 치러진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이날 폐영식을 한데 이어, 우려했던 6호 태풍 '카눈'이 소멸되면서 당장 눈앞의 현안부터 정리한 이날 밤 윤 대통령은 LH 혁신과 연계해 건설 카르텔 혁파를 금요일 밤 늦게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밤 9시46분께 윤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를 공지했다.
윤 대통령의 늦은 밤 LH에 대한 지시가 언론에 공지된 것은 이날 이한준 LH 사장이 LH 직원들이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단지 전수조사 결과 발표 때 5곳을 누락했다고 발표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LH는 7월30일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91개 단지 가운데 15곳에서 문제가 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 철근이 누락된 5개 단지가 더 있음에도 알고도 숨긴 것이 드러났다.
이 사장은 "직원들이 20개 중 5개를 누락시키고 보고했다. 사유를 보니 3~4개 정도의 하자가 있어 발표 전 현장에서 자체보강을 했기에 빼고 보고했다"며 "사장으로서 참담하다 못해 실망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같은 내용도 제3자를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LH 혁신을 자력으로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에 조사를 요구했음을 밝힌 이 사장은 자신은 물론 전 임원들의 사직서를 받아놓았음을 밝혔다.
지난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합병해 출범한 LH의 내부 자리 나눠먹기와 칸막이 문화를 지적한 이 사장은 대대적인 조직혁신과 인력 구조조정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설계, 감리업체들의 LH 관계자들에 대한 전관예우 논란까지 불거지는 등 대표적인 건설 카르텔 사례 중심에 LH가 거론되고 있다.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부동산 공약 설계를 담당했던 이 사장의 이같은 강공 모드로, 윤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LH를 필두로 잘못된 건설 분야의 부조리한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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