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위생·운영 미숙 지적 잇따라
英·美 등 주요국 조기 철수로 파행
국힘 "지자체 행사, 전북에 책임" vs 전북·부안선 "기반 시설만 조성"
폭염대응·위생시설·음식준비 등 예산 75% 잼버리조직위서 집행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지난 12일 끝났다.
지난 1일 시작해 158개국 4만3000여명이 참가한 잼버리는 세계 청소년의 축제가 돼야 했지만 대회 초반부터 폭염과 미흡한 시설로 많은 지적을 받았다. 끝내 지난 5일 영국과 미국이 야영지에서 철수하며 파행을 맞았다. 이들의 철수에는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당초 알려진 폭염보다 위생적이지 못한 시설이 첫째로 꼽힌다.
파행을 거듭한 잼버리를 두고 준비가 부족해 국가 망신을 자초했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사업비 1171억원 어디 쓰였나
잼버리 파행이 정쟁화 되며 책임지려는 이가 없는 상황에 대회에 쓰인 사업비를 살펴보면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13일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가 공개한 사업비 내역을 보면 잼버리에 투입된 예산은 모두 1171억원이다. △국비 303억원 △전북도비 419억원 △스카우트 자부담 399억원 △기타(지자체 등) 50억원으로 마련한 재원이다.
예산은 잼버리조직위가 870억원, 전북도 265억원, 부안군이 36억원 사용했다.
잼버리조직위는 870억원 중 △사업비 656억원 △시설비 130억원 △인건비와 운영비로 84억원을 사용했다. 대회 중 문제가 된 화장실과 샤워실, 음식 준비는 조직위가 했다. 조직위는 야영장 조성과 상부시설(화장실, 샤워장, 급수대) 설치에 119억원을 썼고, 참가자 급식과 식당 운영에 121억원을 들였다. 위생시설에 수백억원을 쓰고도 영국과 미국 5500여명이 퇴영하는 이유가 됐다.
전북도는 △기반시설(상·하수도와 주차장 등) 조성 205억원 △대집회장 조성 30억원 △강제배수시설에 30억원을 사용했다. 부안군은 물놀이 시설 같은 활동장 조성에 36억원을 썼다.
결국 대원들이 가장 많은 불만을 품은 부분은 모두 잼버리조직위에서 담당했다.
■법률에도 명확하게 '여가부 소관'
새만금 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주최하고 잼버리조직위원회가 주관한 것이다.
잼버리조직위는 기형적이게 5명의 공동위원장이 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김윤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갑) 등이다. 또 집행위원장으로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있다.
2018년 12월18일 공포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에는 잼버리조직위는 소관 부처장인 여가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설립하게 돼 있다. 자금 차입, 공무원 파견, 준비와 운영 등을 위한 예산 집행은 여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모든 사항은 여가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고, 승인권을 가진 여가부 장관은 기재부 장관 등 중앙기관장들과 협의해 국무총리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최근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전북도에 묻는 여당의 자세가 정부 보호를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게 철저한 대회 준비를 당부했던 이원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김제부안)은 "평창동계올림픽이 강원도나 평창군의 행사였나"라고 반문하며 "전북에 책임이 전혀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대회를 전북도가 운영했다는 국민의힘 주장은 (정부의 책임을) 물타기 하려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kang123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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