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농장주 A씨가 작성한 유서 일부분(대한한돈협회가 유족 측 동의를 받아 공개한 일부 내용). 사진=대한한돈협회.
[파이낸셜뉴스] 전남 보성군에서 한 돼지농가의 농장주가 악취 민원에 고충을 겪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양돈 업계에서는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는 한편, 비슷한 악취 민원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반복된 민원에 군청에서 냄새 저감방안 요청
대한한돈협회는 오는 16일 환경부 청사 앞에서 숨진 양돈 농가 농장주 A씨를 기리는 추모제를 열 예정이다.
협회에 따르면 A씨는 20년 넘게 양돈장을 운영해온 축산업자로, A씨의 돼지 축사에 대한 악취 민원은 올해 5월 말부터 지난달 10일·18일·21일 총 4차례 보성군에 접수됐다.
군은 민원 접수에 따라 수차례 A씨의 축사를 현장 점검했다. 군은 농가에서 심한 악취는 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나, 반복된 민원 탓에 A씨에게 냄새 저감 방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지난달 21일 군청 관계자와 통화를 마친 뒤 농가 인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반복된 민원에 심적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주변 주민분들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유서 남기고..
실제로 대한한돈협회가 유족 측의 동의를 받아 공개한 유서 일부 내용에는 '이제까지 열심히 살아왔는데, 민원 제기로 너무너무 힘들다', '주변 주민분들 그동한 정말 죄송했습니다'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양돈 농가들은 A씨가 겪었던 민원 고충에 공감하는 한편, 애도하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대한한돈협회는 성명을 낸 뒤 "한돈산업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소중한 단백질을 공급하는 식량산업이나 늘어나는 냄새민원과 행정규제로 인해 축산업이 위협받고 있다.
무리한 규제로 생을 저버리는 상황을 두고 전국 한돈농가들은 깊은 좌절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한편 A씨는 1999년 보성군 웅치면에서 축산업을 시작해 대한한돈협회 보성지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의 농장은 전남도 동물복지형 녹색축산농장·농림축산식품부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을 받으며 지역 한돈산업계에서 모범 농가로 꼽히기도 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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