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文 전 대통령 비판에 간접 반발
언론사 사설 인용해 "적반하장" 반격
직접 비판은 삼가면서 확전 자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주최 측의 부실운영 논란 속에 책임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새만금 잼버리 대회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국격을 잃었고, 긍지를 잃었다"고 비판하자, 대통령실도 가만 있지 않았지만 확전은 자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4일 서울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의 이같은 비판에 "우리나라 석간신문이 오늘 사설을 썼다.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라고 평가했다"며 "그런 평가를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가 인용한 사설은 문화일보의 ["준비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 文의 후안무치]라는 제목의 사설로 보인다.
사설에선 "행사 준비를 주도한 전라북도의 책임이 가장 무겁고, 준비 부족을 찾아내고 시정하지 못한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며 "특히 문 정부는 잼버리를 빌미로 특별법 제정 등 전북 지역에 천문학적 지원 길을 열어주고도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정황이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의 잼버리 비판에 대해 "준비 부족은 문 정부에서 주로 벌어진 일임을 고려할 때 기막힌 궤변"이라며 "정상인이라면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최선을 다한 사람들에게 감사부터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문 전 대통령은 SNS에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되었다. 사람의 준비가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며 "대회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던 전북도민들의 기대는 허사가 되고 불명예만 안게 되었다"고 전해, 책임론을 윤석열 정부로 돌렸다.
자신을 "유치 당시의 대통령"이라고 칭한 문 전 대통령의 이같은 비판은 부실한 대회 운영 책임이 전적으로 현 정권인 윤석열 정부에 있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통령실은 직접적인 대응은 삼가면서도 매체 사설을 인용해 에둘러 반박에 나섰다.
다만 대통령실은 잼버리 책임공방에 대해 "계획됐던 대로 진행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점검하고 향후 대응책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런 과정이 소모적인 정쟁이 돼서는 안 된다. 생산적인 개선책을 도출하는 그런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 일정 부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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