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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파행' 발목 잡힌 여가부… 폐지론에도 존속 힘실리는 이유

與, 여가부에 책임 물을 경우
잼버리 실패 인정하는 꼴
野도 폐지에 부정적 입장

'잼버리 파행' 발목 잡힌 여가부… 폐지론에도 존속 힘실리는 이유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가족부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국으로 발목이 잡혔다. 스카우트 대원들의 건강, 시설 문제 등 부실운영과 행사 기간 김현숙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폐지론이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면서다.

여가부가 잼버리조직위원회 설립부터 예산서 승인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주무부처였기 때문에 책임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여야 모두 복잡한 정치셈법으로 인해 당장 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세계 잼버리 파국을 두고 여야의 책임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이 중 주무부처인 여가부 폐지론이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가부가 전라북도와 함께 사실상 잼버리 준비와 운영을 총괄해 왔기 때문이다. 잼버리 조직위원회 실무 총책임자인 최창행 사무총장도 여가부 권익증진국장 출신이다.

다만 여권은 여가부 책임론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가부에 책임을 전가할 경우 잼버리 실패 원인이 정부·여당에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정권 시작부터 여가부 폐지를 내세웠다. 이로 인해 '여가부 패싱'이 공공연해지면서 부처 힘이 빠졌다. 애초에 해체를 추진하면서 국제적 행사인 잼버리 준비를 맡긴 정부와 여당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의미다.

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권이) 여가부 폐지를 지금, 특히 잼버리 문제로 들고 나오면 논리적으로 모순된다"며 "여가부 해체는 상당히 장기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여가부 폐지는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한 일이라 야당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처음부터 여가부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이라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야당은 여가부를 넘어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이 모든 사태를 책임지고 한국스카우트 명예총재인 윤 대통령이 국민들과 세계에서 온 대원, 부모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여가부에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잼버리 지원위원장인 한덕수 총리가 책임질 일"이라고 날을 세운 바 있다.


올해 초 야당의 반대로 내년 총선까지 목숨을 부지한 여가부 직원들은 심경이 복잡한 모양새다. 한 여가부 직원은 "누가, 어디까지 책임을 질지 몰라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오는 25일 긴급현안질의를 열어 김 장관에게 책임을 추궁할 예정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