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돈봉투 수수 의혹' 최근 명단 유출돼 일부 언론 실명보도
백혜련 민주당 의원 등이 피의사실 공표혐의로 검찰 관계자 등 고소고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민주당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돈봉투 수수자로 지목된 야당 의원들이 자신의 의혹을 언론사에 유출한 혐의로 검찰 수사팀을 고위공직사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사건사무규칙에 따라 공수처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지만, 법조계는 해당 사건에 대한 공소제기가 이뤄질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14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소속 검사와 검찰 관계자 등을 고소·고발한 사건을 수사2부(김선규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일 '민주당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윤관석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의원 명단을 거론했고,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사는 해당 의혹을 받는 민주당 소속 10명의 실명을 보도한 바 있다.
이에 해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하며 수사팀을 피의사실공표·명예훼손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소·고발했다.
공수처 내부 규칙에 따라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는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수처는 출범 당시 직접 수사 사건을 선별해 입건하는 선별입건제도를 운영했지만, '정치적 편향성' 지적을 제기돼 지난해 3월 접수 사건을 모두 입건하는 자동입건제도를 도입했고 이번 사건 또한 같은 규칙을 적용받게 된다.
공수처 관계자는 "('돈봉투 명단 유출' 사건도) 공수처 내부 규칙에 따라 자동입건이 된 뒤 바로 수사팀 배당을 하게 된다"며 "기소 여부는 수사를 한 다음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법조계는 과거 사례들과 비교해 봤을 때 이번 사건이 재판에 넘겨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론적으로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한 경우가 아니라면 처벌하기가 어렵고, 실제 검사를 피의사실공표 혐의로 기소한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동안 피의사실공표 혐의로 339건이 검찰에 접수됐지만 기소된 건은 한 건도 없었다.
한편 공수처의 설립 취지상 적극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공소제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있다. 그동안 검사의 범죄를 수사하는 주체가 검찰이라는 점에서 이해충돌의 여지가 발생한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수처가 출범했다는 이유에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행위가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며 "공수처법이 공수처의 수사 대상에 '피의사실공표 혐의'를 포함해둔 만큼 그 취지를 살려 적극적인 수사를 펼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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