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등 3대 편의점
작년 신규 출점수 전년 대비 21%, 2007년 이후 최저
임대료 인건비 상승에 전국 6만개 점포 포화
식품 강화 드러그스토어 등 경쟁 치열
일본 세븐일레븐. 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연간 1000개 이상의 신규 점포를 계속 내온 일본의 편의점들이 출점 경쟁을 자제하는 쪽으로 사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전국 6만여개의 점포가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과도한 임대료·인건비 상승, 식품 판매를 늘리고 있는 드러그스토어와 경쟁 등으로 점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편의점들은 물량 공세 대신 판촉 행사를 통한 수익성 향상에 집중하고, 로봇 도입을 통한 인력 대체 등을 추진 중이다.
9년새 신규 매장 70% ↓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가 실시한 2022년도 편의점 조사에 따르면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등 3대 편의점의 신규 출점수는 전년 대비 21% 감소한 1040개로 나타났다.
이는 정점이었던 2013년 3732개의 약 30% 수준이며, 비교 가능한 2007년 이후 역대 최저 신규 출점 수이다.
각 회사별로는 세븐일레븐이 전년보다 6% 감소한 625개, 패밀리마트가 10% 증가한 187개, 로슨이 53% 감소한 228개로 집계됐다.
출점수가 절반 이상 감소한 이유에 대해 로손은 "수도권에서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며 "점포의 질과 수익성 향상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앳홈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165㎡(50평) 이하 점포의 3.3㎡당 모집 임대료는 신주쿠 등 도쿄 9구 1층 부분에서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한 2만5635엔이었다. 오사카, 나고야 등도 임대료는 오름세가 이어졌다.
일본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약 6만개에 달해 시장의 포화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식품 등을 강화하는 드러그스토어와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입점 여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GS25가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로봇 분야로 선정된 폴라리스 쓰리디와 손잡고 수도권 9000여개 매장에서 AI 자율주행 서빙로봇 이리온을 판매한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6월 21일 서울 강남구 GS25 DX LAB점에서 시범 운행 중인 이리온. 연합뉴스
'판' 벌리지 말고, 직원도 로봇으로
올해 출점 계획 역시 최소한으로 잡았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보다 6% 감소한 585개 점포를 올해 새로 출점할 계획이고, 로손도 280개 점포에 그칠 예정이다.
각사는 기존 점포의 수익성 향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은 특정 지역과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는 '지역 페어'를 통해 비교적 고가인 프리미엄 상품을 늘렸다. 패밀리마트는 음료와 의류 등 프라이빗브랜드(PB) 상품을 확충해 매상을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3대 편의점의 지난해 전점 매출액은 11조433억엔(약 101조6381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오는 10월부터 일본의 전국 평균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 1000엔으로 올라서는 가운데 편의점들은 로봇 도입을 통한 직원 대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밀리마트는 내년까지 음료를 자동으로 진열장에 보충하는 로봇을 300개 점포에 도입한다.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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