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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보복?' 엑슨모빌 등 美·EU·영국산 부틸 고무 반덤핑 관세 유지 검토

- 할로겐화 부틸 고무 반덤핑 관세 최대 75.5%(엑슨모빌)
- 中, 14일에는 대만산 폴리카보네이트(PC) 제품에 대해 최대 22.4% 반덤핑 관세 부과 공고

'무역보복?' 엑슨모빌 등 美·EU·영국산 부틸 고무 반덤핑 관세 유지 검토
중국 상무부 공고에 적시된 반덤핑 관세 대상 기업. 상무부 홈페이지 캡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싱가포르에서 생산된 할로겐화 부틸 고무 수입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계속 부과할 것인지를 검토키로 했다. 자국 기업의 재심 신청을 받아들인 것인데, 반덤핑 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등 서방국가의 중국산 제품 수입 규제 상황에 나온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상무부는 16일 홈페이지에 “오는 20일부터 이들 국가의 할로겐화 부틸 고무 수입에 적용되는 반덤핑 조치에 대한 최종 검토 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반덤핑 조치 만료 검토 조사기간(2024년 8월20일 이전) 동안 반덤핑 관세를 계속 부과할 것”이라고 공고했다.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슨모빌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에게 부과한 반덤핑 관세의 세율은 75.5%다. EU(영국 포함) 기업은 27.4%~71.9%, 싱가포르 기업은 23.1%~45.2%가 각각 적용된다.

중국은 이들 국가산 할로겐화 부틸 고무 수입품에 대한 반덤핑 조치가 종료될 경우 자국 기업에게 피해가 지속되거나 재발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게 된다.

할로겐화 부틸 고무는 부틸 고무와 할로겐화제의 반응 생성물이며, 일반 부틸 고무의 개량품이다. 주로 내열성 타이어, 내열 호스, 컨베이어 벨트, 약용 병 마개, 충격 방지 패드, 접착제, 밀봉제 등에 사용된다.

중국은 지난 2018년 8월 “이들 국가 수입품에 덤핑이 있었다”며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부과 기간은 5년으로 정했다. 따라서 올해 8월이면 반덤핑 관세가 종료된다.

그러나 올해 6월 중순 중국 할로겐화 부틸 고무 산업계를 대신해 저장성 한 기업이 ‘반덤핑 조치 만료 검토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기업은 반덤핑 조치가 종료될 경우 미국, EU, 영국, 싱가포르에서 생산된 수입 할로겐화 부틸 고무의 덤핑이 지속되거나 재발할 수 있다면서 중국 내 산업의 피해 예방을 위해 반덤핑 관세 조치를 유지할 것을 요청했다.

또 EU에서 탈퇴한 영국에도 할로겐화 부틸 고무 산업이 존재하고, 중국에 덤핑 수출을 해왔다면서 검토의 조사 대상 국가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중국이 2018년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비판정을 내리기 직전 미국은 먼저 중국산 알루미늄 판재에 최대 113%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비판정을 내렸었다. 따라서 중국의 조치는 맞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교롭게 올해도 미국 등 서방국가의 중국산 수입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주요 외신은 미국 인구조사국 무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수입품 중에서 중국산 비중이 올해 상반기 기준 최근 20년 사이 가장 낮은 13.3%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 세관은 최근 중국 기업 통웨이가 생산한 폴리실리콘을 사용해 론지가 제조한 태양광 모듈 제품의 자국 수입을 차단했다. 두 기업 모두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폴리실리콘과 태양광 웨이퍼·모듈 분야에서 각각 세계 최대의 생산 기업으로 꼽힌다.

조 바이든 정부는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UFLPA)을 통해 신장위구르지역에서 채굴·생산·제조된 모든 제품을 강제노동에 의해 생산된 것으로 간주하며,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대만산 폴리카보네이트(PC) 제품에 대해 최대 22.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지난 14일 내기도 했다.

대만 언론을 이를 두고 독립 성향의 대만 집권 민진당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이 미국을 경유해 남미 수교국인 파라과이를 방문하는 데 대한 보복으로 해석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