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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헝다, 美에서 파산보호 신청...해외 빚 털고 재기 노려

中 헝다, 해외 채무조정에 앞서 美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 지난 3월 제시한 해외 채무조정안 곧 투표, 채무조정에 박차 3년 안에 영업 정상화 노려

中 헝다, 美에서 파산보호 신청...해외 빚 털고 재기 노려
지난 2021년 9월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촬영된 헝다그룹 사옥.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때 중국 2위 부동산 기업이었지만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2년 가까이 주식 거래가 중지됐던 중국 부동산 개발사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미국 법원에 파산 보호신청을 냈다. 이를 두고 중국의 부동산 위기의 도화선이었던 헝다가 채무조정을 통해 재기를 준비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헝다는 17일(이하 현지시간) 미 뉴욕 남부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헝다 계열사인 톈허홀딩스도 함께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은 국제적인 지급 불능상태를 다루는 미국의 파산 절차다. 해당 규정은 외국계 기업이 회생을 추진할 때 미국 내 채권자들의 채무 변제 요구와 소송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조치다.

헝다는 법원에 홍콩과 케이맨 제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의 헝다 법인에서 진행 중인 채무조정 협상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헝다는 지난 3월에 190억달러(약 25조4296억원) 규모의 해외 채무에 대해 채무조정안을 발표하고 할 수 있는 만큼 돈을 갚겠다고 밝혔다. 헝다 해외 채권자들은 이달 채무조정 협상 승인 여부를 투표할 예정이다. 헝다의 채무조정안이 통과되려면 채권자 75%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익명의 관계자는 탕감 및 만기 연장 등 채무조정에 연관된 해외 채권 규모가 317억달러(약 42조4336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파산보호 신청에 대한 미 법원의 심리는 다음달 20일 열린다.

중국 광저우에 본사를 둔 헝다는 중국 정부가 2020년부터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부동산 기업에 대한 대출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경영난을 겪었다.

헝다는 2021년 12월에 227억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헝다 주식은 같은해 10월부터 거래 중지와 재개를 반복했으며 지난해 3월부터 또 거래가 중단됐다.

헝다는 지난달 17일 실적발표에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개년 동안 8120억3000만위안(약 149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알렸다. 2022년 말 기준 부채는 2조4000억위안(약 440조원), 자산총액은 1조8000억위안(약 330조원)으로 채무 초과 상태였다.

중국 정부는 헝다의 위태로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파산 절차를 시작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가 부동산에서 나오는 만큼 헝다가 파산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다고 추정했다. 헝다의 부채만 해도 중국 GDP의 2%에 달한다. 지금 중국에서는 이달부터 비구이위안같은 다른 대형 부동산 기업들도 디폴트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미 CNN은 헝다가 이번 파산보호 신청으로 본격적인 해외 채무조정에 나섰다며 회생 가능성에 주목했다. 헝다는 올해 초 해외 채무조정안을 발표하면서 “이번 조치는 해외 채무 압력을 줄이고 사업 재개 및 중국 내 문제 해결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헝다는 조정안에서 앞으로 3년 안에 정상 영업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를 위해 364억~437억달러(약 48조~58조원)의 돈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