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실형 선고 불가피"…일부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 판단
군 사이버사령부에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에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김우진·마용주·한창훈 부장판사)는 18일 정치관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도주 우려는 없다고 판단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부대원들에게 인터넷 사이트, SNS 등에 정치적 의견을 공표하게 한 것은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불법성이 강하다"며 "이에 대한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했지만, 실체가 드러나지 않게 직권을 남용한 것도 불법성이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이태하 전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의 영장 신청 관련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40년이 넘는 기간 군인 공무원으로 성실히 복무한 점, 북한 사이버전에 대응한다는 명분이 있었던 점을 참작해도 유죄가 확정된 다른 공범들의 형량, 무죄 부분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양형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신청한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김 전 장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국방부 장관에 임용됐던 만큼 군인의 정치 행위를 금지한 군형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한 바 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011년 1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사이버사령부 사령관, 부대대원 등에게 정부·여당은 옹호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댓글 9000여건을 올리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2년 6월 사이버사령부 군무원 신규 채용 과정에서 정치 성향을 검증하고 특정 지역 출신을 배제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또 2013년 12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사이버사령부 정치관여 의혹에 관한 수사 축소를 지시해 부대원 진술은 번복하게 하고, 이 과정에서 이태하 전 심리전단장을 불구속 송치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1심은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2심은 징역 2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정치 관여 혐의는 원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직권남용 혐의 일부에 대해선 무죄로 보고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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