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폐원 이어 총장선거까지 재단 파행 막아야"
서울백병원 교수노조 장여구 위원장 교육부에 탄원서
경남 김해에 있는 인제대학교의 차기 총장 선거를 둘러싼 여론이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캠퍼스 전경. 사진=인제대학교 제공
[파이낸셜뉴스] 인제대학교 차기 총장 선출 과정을 지켜보는 교육계 시선과 서울과 부산·경남지역 여론이 예사롭지 않다.
인제대학교 재단은 서울백병원 폐원과 김해 삼계동 인제대 병원 부지 매각을 놓고 서울시와 김해시 두 행정당국과 여론의 역풍을 맞은 상황에서 설립자 후손인 백진경 멀티미디어학부 교수가 차기 총장 선거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재단 선택만 남겨놓고 있다.
20일 인제대학교와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백병원 폐원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가운데 지난 18일 치러진 인제대학교 차기 총장 경선에서 백병원 창립자 백인제 선생의 손녀이자 인제대학교 설립자 백낙환 전이사장 차녀인 백진경 교수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최다 득표로 1위를 차지했다.
모두 59명의 선거인단 투표에서 백 교수는 1차 투표에서 다른 두 후보와 같은 12표를 얻었으나 2차 투표에서 17표를 얻어 14표를 얻은 전민현 현 총장과 12표를 얻은 해운대 백병원장인 김동수 교수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백 교수는 재단 측의 서울백병원 폐원이 백병원과 부산과 김해의 인제대학교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에 따라 총장 선거에 뒤늦게 뛰어들었는데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백 교수의 선전은 서울백병원 폐원 조치가 서울 뿐 아니고 부산의 여론까지 부정적으로 작용한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재단 측은 오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선거인단 투표에서 당선된 3명의 후보자들 가운데 1명을 총장으로 선임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대학의 관행상 총장의 결격 사유가 현저하지 않을 경우 경선에서 1등으로 뽑힌 후보를 재단이 추인하는데 비해 인제대학교는 경선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여론이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인제대학교 재단은 고 백낙환 이사장 퇴임 후 10여년간 후손들을 배제시키기 위해 지난 두차례 총장 선거에서 백진경 교수 남편인 공과대학의 전병철 교수(나노 공학)가 1등을 차지했는데도 탈락시킨 전력이 있다.
재단 측이 서울백병원 폐원과 김해 인제대학교 병원 부지 매각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 구성원들의 표심까지 외면할 경우 파장은 불보듯 뻔하다.
여기에다 이번 차기 총장 선거 과정에서 백병원과 인제대학교에 관심이 많은 서울시와 부산시 김해시 등 관련 지자체, 교육부 당국까지 귀를 기울이고 있는 분위기라 재단 측의 공정한 결정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서울백병원 교수 노조의 장여구 위원장은 "재단 측의 오는 31일 서울백병원 폐원을 앞두고, 교육부에 공공의료를 무시한 재단의 전횡을 규탄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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