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돌연변이를 많이 일으켜 얼마나 치명적일지, 감염력이 높은지 알 수 없는 코로나 19 바이러스인 BA.2.86이 4개국에서 검출된 가운데 이미 전세계에 널리 퍼져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4월 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건주 워터포드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간호사가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코로나19 바이러스 원형에서 상당한 돌연변이가 진행된 바이러스가 여러 나라에서 확인되면서 각국이 긴장하고 있다.
BA.2.86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소셜미디어에서 '피롤라(Pirola)'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CNN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프레드허친슨암센터의 바이러스학자 제시 블룸 박사의 말을 인용해 새 변이가 얼마나 전염력이 높을지, 인체에 얼마나 치명적일지를 놓고 과학자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A.2.86 변이 바이러스는 오미크론에서 파생된 것으로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30개가 넘는 아미노산 변이를 일으킨 돌연변이다.
블룸 박사는 자신의 연구실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이는 오미크론 부상이 가능하게 했던 변이를 감안하면 진화 도약이라고 할 만하다"고 우려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서 17일 BA.2.86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변이'로 지정했다. 이 등급으로 지정된 변이 바이러스는 각국이 추적하고 발견한 유전자 시퀀스를 WHO에 보고하는 것이 권장된다.
모니터링 대상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더 심각한 증상을 초래하거나 기존 백신이나 치료법 효과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관심 변이, 또는 우려 변이로 격상된다.
현재 XBB.1.5, XBB.1.16, 그리고 EG.5가 관심변이로 지정돼 있다. 이 가운데 아직 그 어떤 변이 바이러스도 이보다 등급이 높은 우려변이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BA.2.86은 단 4개국에서 6개 시퀀스만 보고됐다.
그러나 전염병학자들은 예전과 달리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각국의 모니터링이 크게 위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3일 이스라엘에서 처음 발견된 이 변이는 이후 덴마크, 미국, 영국 등에서 각각 발견됐다.
특히 덴마크에서는 서로 접촉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3명에게서 돌연변이가 검출돼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영국 보건국(HSA)도 18일 최근 해외 여행 경험이 없는 4개국 사람들이 감염됐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이 바이러스가 상당히 퍼져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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