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마일, 55만5600km, 1994년 9월부터 28년간 무사고
[파이낸셜뉴스]
'무사고 안전항해 30만마일'을 달성한 해군 장보고급 잠수함 박위함 장병들이 21일 박위함 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해군 잠수함사령부는 21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대에서 김승권 92잠수함전대장(대령) 주관으로 '박위함 무사고 30만 마일 항해 달성' 기념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박위함이 1994년 9월 9일 부대 창설일부터 2023년 5월 7일까지 28년에 걸쳐 무사고로 항해한 거리의 총합인 30만 마일은 대략 55만5600백km에 달하며, 이는 지구를 약 13바퀴 돈 거리와 같다.
박위함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에서 건조한 장보고급(1천200t) 잠수함 4번함으로, 1994년 5월 21일에 진수해 1995년 8월 31일에 취역했다.
잠수함 명칭은 고려말 홍건적과 왜구의 침략을 물리친 박위 장군에서 따온 것이다. 박위 장군은 1389년 경상도 도순문사로 전함 100여척을 이끌고 대마도를 정벌하기도 했다.
우리 해군 잠수함 최초로 1997년 필리핀 남부해역에서 실시된 '키노트-Ⅳ' 연합훈련에 참가했으며, 2000년과 2018년에는 다국적 연합해상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참가하기도 했다.
특히 2000년 환태평양훈련에서 박위함은 가상으로 진행된 자유공방전에서 함정 11척을 격침해 한국 해군의 우수한 작전 수행 능력을 과시했다.
박규탁 박위함장(중령)은 "'100번 잠항하면 100번 부상한다'는 안전신조와 완벽한 결전태세를 바탕으로 깊은 바닷속에서 대한민국의 해양주권을 굳건히 사수하는 잠수함 부대의 사명을 굳건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종호 해군참모총장(대장)은 "박위함이 30만 마일 안전항해라는 금자탑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실전적 교육훈련과 철저한 안전관리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부대원 모두가 더욱 일치단결해 안전하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편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지정학적인 위치를 고려할 때 잠수함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잠수함 척수는 아직 부족하지만 1974년에 이탈리아에서 제작 도입한 코스모스급 특수작전용 잠수정을 포함하면 운용한 지 거의 50년이 경과되었으며 그동안 작전운용, 정비기술 등 다방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임을 전 세계에 과시한 바 있다.
하지만 잠수함은 구조적으로 밀폐되어 있고 오랫동안 햇빛을 볼 수도 없으며 통풍도 안 되기 때문에 승조원은 수상함의 승조원들보다 더 큰 스트레스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며 신선식품 섭취도 제한되는 등 근무여건이 열악하다. 그만큼 투철한 사명감과 끈끈한 전우애 없이는 잠수함 승조원으로 버티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은 기술의 발달로 잠수함 내 근무 여건의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칼 되니츠 제독은 회고록에서 '잠수함은 병기로서는 1류지만, 승조원들의 희생으로 움직이는 병기'라는 내용으로 평했을 정도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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