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이냐, 물가안정+α냐."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은행 통화정책 목적을 기존의 '물가안정' 단일목표에서 '물가안정+고용안정'과 같은 복수목표로 확장할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실물경제 부양의 역할을 추가로 부여해 거시경제 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과 동시에 "물가안정·금융안정으로도 충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물가안정 목표 수준(2%)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장은 정책목표를 확장하기 어렵다는 쪽에 힘이 실린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입법조사처는 '2023 국정감사 이슈분석'을 통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목표를 '물가안정 단일목표'로 할지 '복수목표'에 둘지 결정할 때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법 제1조는 한은 설립목적과 정책목표를 '물가안정'으로 규정하고 통화신용정책 수행 시 금융안정에 유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입법조사처가 분석한 한은법 개정안(21대 기재위서 심사 중인 개정안)에는 한은법 통화신용정책 목적을 고용안정 등 실물경제 부양으로 넓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 시 고용안정을 목적으로 두고, 정부의 실물경제 부양정책을 고려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한은이 물가안정·금융안정뿐 아니라 실물경제 부양의 역할도 하라는 것이다.
한은의 통화정책 목표를 물가안정 단일목표에서 물가안정+α 등 복수목표로 하는 데는 의견이 엇갈린다.
입법조사처는 "목표가 물가안정으로 제한될 경우 다양한 거시경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경기대응의 효과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수목표로 해야 한다는 쪽에서는 "정부 재정정책과의 연계를 통해 통화정책도 고용안정 등 실물경제 부양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면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지금의 물가안정과 금융안정만으로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목표가 많아지면 여러 목표 사이의 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정부와 한은 간 정책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고 중앙은행 목적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한국은행이 실물경기 부양을 위해 확정적 통화정책을 사용하면 유동성이 확대돼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한국은행 제1목적인 물가안정이 저해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추가 정책수단을 주지 않고 고용안정까지 달성하라고 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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