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강현 군. 유튜브 '백강현'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영재학교에 재학하다 학교를 떠난 학생의 수가 최근 5년간 87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만 10세의 나이로 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에 입학한 후 자퇴한 백강현 군 등 조기 입학생을 포함해 영재학교 학생들의 학교 적응에 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대 진학 위한 중도이탈도 배경
22일 학교 정보 공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와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이하 공시 연도 기준) 7개 영재학교(한국과학영재학교 제외)에서 다른 학교로 전학 가거나 학업을 중단하는 등 중도 이탈한 학생은 1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5명)보다 3명 늘어난 수치이며, 2021년(17명)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중도 이탈 학생 수는 2015년 3명, 2016년 2명, 2017년 7명으로 과거에는 한 자릿수에 그쳤다. 그러나 2018년 두 자릿수인 11명으로 늘어나더니 2019년 19명, 2020년 18명에 달했다. 이후 영재학교 중도 이탈 학생 수는 15명 밑으로 내려가지 않고 있으며, 2019년∼2023년 사이 중도 이탈한 학생만 87명에 달한다.
영재학교 중도 이탈 학생의 상당수는 1학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도 이탈 학생 가운데 1학년 학생은 절반인 9명으로 집계됐다.
영재학교 중도 이탈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최근 ‘의대 쏠림 현상’의 여파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학교가 학생들이 의약학 계열로 진학을 희망할 경우 교육비·장학금을 반납하고 교육·연구 활동을 기재하지 않은 학교생활기록부를 제공하는 등 불이익을 강화해 왔기 때문이다.
학교 적응못해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
하지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교육계는 특히 조기 입학생의 경우 학교 부적응 문제에 더욱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생 가운데 백군과 같은 중학교 조기 졸업생은 7.3%로 집계됐다. 영재학교가 입학 전형에서 별다른 연령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계는 조기 입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절대적인 학습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학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학교생활에서는 학업 능력뿐 아니라 또래 집단과 교류·소통하기 위한 정서적·신체적 성숙도 필요한데, 조기 입학생은 이를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또래 관계 때문에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른 학생들보다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영재학교의 교육과정 특성상 팀별 과제가 많기 때문에 조기 입학생은 어려움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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