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병원 영상의학과 권세환 교수 인터벤션 시술 모습. 경의대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영상의학과는 흔히 CT나 MRI 등 영상 검사 결과를 판독하는 과로 알려져 있지만, 영상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치료를 위한 인터벤션(중재적 시술) 시술도 활발해지고 있다. 기존 외과적 절제술로 접근이 힘든 뇌혈관을 비롯한 혈관질환부터 몸속 깊은 곳에 발생한 암, 분만 환자의 산후출혈 치료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인터벤션은 좁아진 혈관을 넓히고, 터진 혈관을 막아주는 방식으로 환자 치료에 있어 병원 내의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수술을 돕는 역할을 넘어 치료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내과적 약물 치료와 외과적 수술 치료 사이에서 최적의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훨씬 정교해진 것이다.
경희대병원 영상의학과 권세환 교수는 22일 “인터벤션은 영상장비로 몸속을 관찰하면서 피부에 작은 구멍을 만든 뒤 혈관 혹은 기타 원하는 신체부위에 직접 카테터나 의료용 바늘을 넣고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라며 “크게 혈관계 인터벤션과 비혈관계 인터벤션으로 나눌 수 있다. 내과계의 약물 치료와 외과계의 수술 치료를 서로 연결시키며 마취, 절개, 출혈이 없어 ‘3무(無) 시술’로도 불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벤션은 질환 병변 부위에 색전제·경화제·항암제 등의 약물을 주입하거나 협착된 부위에 특수관을 장착할 수 있다”며 “또한 고주파 열을 쪼여 종양을 태우기도 하고 혈전이나 결절을 깎아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혈관만 있으면 어떤 부위도 침투가 가능한 치료법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암 치료에도 인터벤션이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암 조직이 너무 클 경우, 혹은 전이가 되어 수술 시 정상 조직까지 침범할 우려가 클 경우 인터벤션을 통해 종양을 열로 지지거나 얼음으로 괴사하는 방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이나 자궁근종 치료도 인터벤션 시술을 확대하고 있다. 전립선과 자궁근종을 향하는 혈관을 선택적으로 막아 조직을 커지지 않게 하거나 괴사시키는 방식이다.
관절염과 무릎 및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혈관을 찾아 치료하는 통증 인터벤션과 우리 몸의 순환을 담당하는 림프관을 원활하게 돕는 림프관 인터벤션도 최근 주목을 받는 인터벤션 연구 분야 중 하나이다.
권 교수는 “인터벤션은 국소마취와 최소침습이라는 특징으로 시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누구보다 환자에게 환영받는 시술”이라며 “단지 혈관을 이용하므로 시술 후 혈관이 터지거나 출혈이 생기지 않도록 충분히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시술 부위에 균이나 염증이 생기면 자칫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시술 후 관리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권 교수는 “국내 최초로 CT검사 기기를 도입한 경희대학병원의 영상의학은 국내 최고 수준이며 경희대병원 오주형 병원장이 인터벤션팀 교수로 병원장이 당직을 서는 유일한 곳"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환자를 직접 만나지 않지만 질환 치료는 물론이고 환자 삶의 질까지 개선하는 영상의학과는 응급 순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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