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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그룹 프리고진, 아프리카 등장...해외 사업 집중

지난 6월 반란 이후 행방 묘연했던 프리고진, SNS에 영상 올려
현재 아프리카에 있는 것으로 추정, 영상에서 아프리카 활동 언급
바그너그룹 활동 늘어나면서 아프리카 내 러시아 영향력 커져

바그너그룹 프리고진, 아프리카 등장...해외 사업 집중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위장복을 입고 소총을 든 채 연설하고 있다. 외신들은 영상이 촬영된 곳이 아프리카라고 추정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6월 반란 실패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아프리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BBC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바그너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 '라스그루스카 바그네라'에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 등장한 프리고진은 자신의 구체적인 현재 위치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일하고 있다. 영상 50도의 기온도 좋다. 바그너그룹은 정찰 및 수색 작전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고진은 “모든 대륙에서 러시아를 더욱 위대하게 만들고 아프리카를 보다 자유롭게 만든다”며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행복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우리는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다른 도적들에게는 악몽을 선사할 것”이라며 신입 직원을 계속 모집한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영상에 신규 채용 전화번호를 첨부하면서 “우리는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며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프리고진의 이번 영상이 최근 아프리카에서 촬영되었다고 추정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바그너그룹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등 아프리카 및 중동지역 13개 국가에서 분쟁에 개입하며 이권을 챙겨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프리고진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바그너그룹과 최전선에 머물렀으나 러시아군 지휘부와 갈등으로 지난 6월 23~24일에 반란을 일으켰다. 그는 벨라루스의 중재로 반란을 중단하고 바그너그룹과 함께 벨라루스로 이동했으며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프리고진은 같은달 29일 러시아로 돌아가 푸틴과 만났다. 당시 푸틴은 바그너그룹의 수장을 다른 간부로 교체했다고 알려졌다. 벨라루스로 들어간 프리고진은 벨라루스군과 협력하겠다며 폴란드 등 인접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상대로 도발을 암시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달 19일 공개된 음성 녹음에서 “아프리카로의 새로운 여정”을 언급하며 아프리카로 향하겠다고 시사했다.


서방 언론들은 바그너그룹이 아프리카에 집중하면서 아프리카 내 러시아의 영향력이 증폭된다고 보고 있다. 이달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는 친미 성향의 정부가 쿠데타로 무너졌으며 수도에 모인 시위대는 러시아 국기를 들고 쿠데타 군부를 지지했다. 바그너그룹은 이미 니제르와 이웃한 말리에서 활동 중이며 프리고진은 니제르 쿠데타 직후 이를 축하하며 새 지도자를 돕겠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