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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모든 책임지우는 정신질환자 강제입원제도..개선책 없나?

지자체나 경찰·전문의 측 강제입원 21%에 그쳐
지자체 입원시켜도 병원비 본인 또는 가족 부담

가족에 모든 책임지우는 정신질환자 강제입원제도..개선책 없나?
14명의 사상자를 낸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이 지난 10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경기도 성남시 수정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가계 부담 지우는 정신질환자 강제입원제도 개선 시급

최근 서현역 흉기난동범 '최원종'과 서울지하철 2호선 합정역 난동을 부린 50대가 각각 피해망상과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았으나 자의로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증 정신질환자 강제 입원제도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의 정신질환자 강제 입원 시스템은 가족에게 모든 책임이 지워지는 방식인 만큼 효과적인 치료와 가정경제 부담 완화 등을 위해선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종합적인 지원대책이 조속히 수립, 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가족이 아닌 경찰, 전문의, 지자체가 강제입원 여부를 결정하고, 여기에 수반되는 재정의 경우 일부 부담을 공유하는 식이다.

22일 국가정신건강현황 보고서2021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2월 31일 기준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 중 응급입원까지 포함해 비자의 입원환자 수는 2만365명이었다. 이 가운데 보호 의무자에 의한 입원은 78.7%에 해당하는 1만6026명이었다.

'보호입원'은 보호자 2명이 신청하고 전문의 2명이 강제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 진행된다. 그 외에는 전문의 또는 경찰이 지자체에 입원을 요청하는 '행정입원', 전문의와 경찰의 동의를 받아 입원을 의뢰하는 '응급입원'이 있다.

행정입원이나 응급입원의 경우 추후 가족들이나 당사자가 문제를 제기해 소송에 휘말릴 수 있어 지자체나 당국이 선뜻 나서서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집행은 저조한 편이다. 지난 2021년 12월 31일 기준 행정입원은 4273명, 응급의원 입원은 66명으로 강제입원의 21.3% 정도에 그쳤다.

게다가 보호자가 아니라 지자체나 경찰, 전문의에 의해 강제입원 돼도 치료비는 당사자나 가족들이 거의 부담토록 돼 있어 가계의 재정적 부담은 사실상 큰 편이다.

현재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80조에 따르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행정입원 또는 응급입원에 따른 진단과 치료에 드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의무규정이 아니어서 결국 입원에 대한 부담은 오롯이 정신질환자 가족에게 돌아간다.

효과적 치료, 범죄 예방효과 등 위해선 '국가책임관리제' 절실

이에 따라 효율적인 치료시스템 마련과 가계 부담 완화 등을 위해선 입원 결정의 주체가 치료비용 등을 일부 부담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영희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정책위원장은 통화에서 "결국 가족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게 문제"라며 "지자체나 경찰들이 입원시켜도 가족이 병원비를 다 책임지게 돼 있는데 활성화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나아가 최근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만큼 각종 범죄 예방을 위해서라도 치매처럼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와 치료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 위원장은 이어 "현재 보호입원은 의사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도 보호의무자 2명이 동의를 하지 않으면 끝이다. 정신과 의사에게는 딱히 특별한 권한이 없다"며 "가족에게 큰 책임을 지우는 보호입원제가 폐지돼야 하며 중증 정신질환은 국가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책임관리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