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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비 수십만원? 나를 위해선 OK"... 프리미엄카드 62%는 2030이 발급 [빚에 허덕이는 청년층]

4050 비중 35%보다 월등히 높아

"연회비 수십만원? 나를 위해선 OK"... 프리미엄카드 62%는 2030이 발급 [빚에 허덕이는 청년층]
고소득자나 4050세대의 전유물로 통하던 연회비 15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카드의 발급률을 2030세대가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회비 100만원을 내더라도 나를 위한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소비를 즐기는 2030의 경향과 이른바 '혜자카드'를 단종하는 대신 프리미엄 카드 혜택을 확대하는 최근 카드업계 수익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2030의 전체 프리미엄 카드 발급률은 62%로, 4050의 발급률 35%보다 27%p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0대 발급률은 전체 발급비중의 절반에 가까운 45%에 달했다. KB국민카드의 2030 프리미엄 카드 발급률도 45%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카드란 통상 연회비가 15만~100만원인 카드로 최근 카드사들이 골프클럽 이용권, 특급호텔 멤버십 등 프리미엄 카드 혜택을 늘리는 대신 연회비를 높이면서 연회비 200만원 카드까지 올해 초 출시됐다.

구체적으로 연회비가 최대 100만원인 현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카드(현대 아멕스)의 경우 2030 선호도가 4050보다 높았다. 대한항공 현대카드의 2030 발급률도 52%로 4050 발급률(41%)보다 높았다. 특히 30대가 두 카드의 발급률에서 모두 41%를 기록, 전 세대 발급비중 가운데 가장 높았다.

현대 아멕스카드와 대한항공 현대카드는 모두 해외여행 특화카드로 전 세계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높은 마일리지 적립, 호텔 1박 무료 제공 등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현대 아멕스카드를 사용하면 적립된 멤버십을 글로벌 항공사 마일리지나 특급호텔 체인 포인트로 바꿔서 사용할 수 있다. 해외여행을 선호하고 럭셔리 소비를 즐기는 2030 성향에 맞춘 혜택인 셈이다. 한 30대 고객은 "이왕 사용할 카드라면 연회비를 더 내더라도 이를 상회하는 혜택을 제공받고 싶다"고 말했다.

20대 발급률이 가장 높은 카드도 있다. 게임 바우처 등을 제공하는 '넥슨 현대카드 언리미티드(UNLIMITED)' 카드는 20대 발급률이 62%, 2030 발급률은 96%에 달했다.

상반기 프리미엄 카드 발급량 또한 증가 추세다. 현대카드의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프리미엄 카드 발급량은 전년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대한항공 카드의 플래티넘 라인인 '대한항공 더 퍼스트(the First)'와 '대한항공 150' 발급량은 전체 프리미엄 카드 발급량의 25%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2030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카드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이 필연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은 30대가 한창 사회에 진출할 시기"라며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카드를 내놓기 전) 카드를 많이 만들 것으로 예측되는 세대가 어떤 서비스를 좋아하는지 분석하고, 그 데이터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했기에 발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