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무인빨래방이 영업 중인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무인 세탁소,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등 최근 무인점포 설치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데 반해 정작 화재위험에는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인점포은 말 그대로 매장 관리자가 상주해 있지 않아 화재 발생 등 비상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워 사실상 화재 발생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전국 무인점포 7400여개…세탁소·사진관 '무방비'
24일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발생한 화재건수는 총 2만127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2254건) 대비 4.4% 줄었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도 사망 147명·부상 1157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2% 줄었다.
전체 화재발생 건수가 감소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일부 화재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대면접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급증한 무인점포는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은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데다 다양한 화재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등 화재 사각지대화 되고 있다.
소방청은 전국에 총 7421개의 무인점포가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아이스크림 판매점 2011개 △세탁소 1975개 △룸카페 1098개 △스터디카페 967개 △사진관 708개 등이다.
이중 무인 세탁소의 경우 빨랫감 안에 일회용 라이터 등이 넣어진 채로 건조기에 들어가면 고열로 폭발할 위험성이 상존해 있다. 무인 노래방은 상당수가 지하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어려워 인명피해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셀프 사진관의 경우, 머리 손질을 위해 고데기 등 장비가 구비돼있으나 이를 관리할 인력은 없는 상태이고, 사용 후 전원을 차단하지 않은 채 방치되면 화재 위험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상당수 무인점포에는 소화기·경보장치 등 기초적인 소방장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 무인점포 위험평가 추진
이에 소방청은 무인점포에 대한 선제적 안전관리를 위해 이달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다중이용업소 화재위험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상은 다중이용업소 16종 200개소와 무인점포 등 사진관, 세탁소, 아이스크림, 밀키트, 스터디카페 등 새로운 형태의 영업장 6종 200개소다. 업종별 종합적인 분석과 평가를 통해 효율적인 화재안전관리 방안을 모색한다는 설명이다.
'화재위험평가'란 다중이용업의 지정·제외 및 안전시설 등의 설치기준을 정하거나, 업소의 화재예방 및 안전관리를 위해 △화재 발생 가능성 △화재로 인한 예상 피해 범위 △주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여러 방면으로 예측·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말한다.
화재위험평가에 따른 등급은 A등급부터 E등급까지 5단계로 분류된다.
재위험평가 등급이 에이(A)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업종은 다중이용업 지정을 제외하거나 안전시설 등의 설치를 일부 면제된다.
화재위험평가 등급이 E로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새로운 형태의 업종은 다중이용업으로 지정해 규제하게 된다.
소방청 관계자는 "화재위험평가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관계법령 개정 및 화재예방정책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E등급을 받은 새로운 형태의 업종에 대해서는 다중이용업으로 편입시켜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등 선택과 집중으로 규제합리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