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자매 수면제 먹이고 성폭행하고선
"내 가족 고통 안받게 기일 미뤄달라" 요구
일러스트=이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동거녀의 어린 딸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법정에 선 60대 남성이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곧 본인 친딸의 결혼식이 있다며 선고기일 연기를 요구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진재경)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61)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동거녀인 B씨의 미성년 자녀 C양을 성폭행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A씨는 2021년 1월에도 B씨 자택에서 B씨의 또 다른 미성년 자녀 D양을 성폭행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C양과 D양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은 D양이 나중에야 성범죄 피해를 엄마인 B씨에게 털어놓으면서 알려졌는데, 당시 자녀들은 B씨가 받을 충격 때문에 곧바로 알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집 안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A씨의 범행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A씨에게 징역 30년과 위치추적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 10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B씨는 "수 년간 피고인(A씨)과 동고동락하며 가족 아닌 가족으로 생각하며 지내왔는데, 나를 이용한 파렴치한 사람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지옥에 가서라도 우리 애 인생을 처참하게 짓밟은데 대한 벌을 받아야 한다. 내 딸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고통을 감당하며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현명한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말하며 엄벌을 내려줄 것을 호소했다.
A씨는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딸 결혼식이 임박했으니 선고기한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오는 9월 피고인(A씨)의 딸 결혼식이 있다"며 "A씨의 가족까지 이 사건으로 인한 고통과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선고 기일을 이 날짜 이후로 지정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선처를 구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을 오는 10월19일 오전 10시께 열기로 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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