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30일 소환 거부에 재차 통보
'쌍방울 대북송금'3자뇌물죄 혐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한 가운데 이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는 '제3자뇌물'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 제3자뇌물 혐의로 이 대표에게 9월 4일 조사받을 것을 재차 통보했다. 앞서 검찰은 이달 30일 이 대표에게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이 대표는 9월 정기국회 본회의 일정이 없는 주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19년 발생한 일이다.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화영 전 경기도지사 평화부지사(구속기소)는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 이재명 방북비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쌍방울그룹이 경기도를 대신해 내줄 것을 요구했고,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를 수락해 북한 고위 측에 돈을 지불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이 경기도를 위해 800만달러를 대납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관여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지만 지난 6월 검찰에서 "도지사 방북 추진을 쌍방울그룹에 요청했다고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 대표를 상대로 적용한 제3자뇌물 혐의는 형법 제130조에 규정돼 있다. 공무원이 직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한 때에는 5년 이상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뇌물 수뢰액이 1억원 이상 인정될 경우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징역형으로 가중처벌할 수 있다.
대법원은 제3자뇌물 혐의가 인정되려면 '부정한 청탁'이 입증돼야 한다고 봤다. 특히 청탁한 내용이 위법하지 않더라도 특정 대가가 오갔다면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
과거 '국정농단' 당시 뇌물 관련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3자뇌물 혐의로 유죄를 받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박 전 대통령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와 공모해 롯데 등 16곳의 대기업으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의 후원을 강요했다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반면 '부정한 청탁'이 입증되지 않아 무죄를 받은 사례도 있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동국대 예산 특혜를 내세우며 연인 사이였던 신정아씨가 근무했던 성곡미술관에 10여개 기업체 후원금을 끌어다 줬다는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기업이 '심리적 부담'을 가지고 후원금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부정한 청탁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었다.
한편 검찰이 이 대표를 상대로 제3자뇌물 혐의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검찰은 '성남FC 불법후원'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당시 네이버·두산건설 등 6개 기업으로부터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170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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