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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 유출' 삼바 前 직원, 롯데바이오 이직 전부터 자문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하면서 영업비밀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직원이 이직 전부터 롯데 측에 자문을 해주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등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전 직원 A씨에 대한 첫 공판이 지난 28일 인천지법 형사15단독 남효정 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근무했던 A씨는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을 하면서 회사 영업비밀 자료인 정보통신(IT) 작업 표준서(SOP) 등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입사해 실험실 관리시스템 관리업무 등을 맡다가 지난해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해 IT 시스템 도입 업무를 담당했다.

사건의 주요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재직했을 당시에도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자료를 유출한 사실이 있는지, 이직 전후 유출한 자료 등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입수한 검찰 공소장을 보면 A씨는 이직 전부터 롯데 측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해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퇴직원을 제출하고 같은 해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보다 전인 그해 3월 롯데 측에 신생바이오업체 관련 IT 분야에 대해 자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지난해 3월 1일 롯데 측으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고, 같은 달 16일께부터 롯데 측에 자문을 해주기 시작했다. 같은 달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까지 봤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설립된 6월 이직을 했다.

A씨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서버에 있던 IT SOP 등 정보를 복사해 업무용 노트북 폴더에 저장하고, 외부에서 원격 접속이 가능한 가상PC에 해당 폴더를 재차 이동하는 방식으로 자료 유출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자택에서 개인 노트북으로 다시 가상PC에 접속해 파일을 옮겼다.

검찰은 A씨가 신생 바이오업체에서 담당할 IT 시스템 구축 업무에 부담을 느끼고 업무 수행에 참고할 목적 등으로 자료를 반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가 외부로 유출한 영업비밀 파일은 49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 측은 회사 파일을 외부로 유출한 행위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지만, 해당 파일이 영업비밀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A씨 변호인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자료로 영업비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롯데바이오에 다니면서 파일을 열람하거나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